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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라서…” 군 복무 기간 하루로 기록된 7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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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전역일이 1974년 9월 30일로 같은 날
복무 끝날때 계급ㆍ군번 부여 선방위제도 탓
A(71)씨는 1973년 7월 방위로 군 복무를 시작해 이듬해 9월 30일 만기 전역했다.
수십 년이 흘러 우연히 자신의 병적 기록을 본 A씨는 자신의 입영일과 전역일이 모두 1974년 9월 30일이라고 기재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2년 넘게 국방의 의무를 수행했지만, 기록에는 단 하루만 군 복무를 한 것으로 나타나 있던 것이다.
A씨의 병적 기록이 이렇게 기록된 배경에는 1969∼1974년 운영된 '선방위제도'가 있었다. 선방위제도란 지역 사단장의 결정에 따라 예비군 중대장이나 경찰서장 등의 책임 아래 병역 대상자를 우선 소집해 방위로 복무시킨 다음, 복무 기간이 끝날 때 계급과 군번을 부여해 소집을 해제하도록 한 것이다.
계급과 군번을 받자마자 소집이 해제됐으니, A씨의 기록에는 단 하루만 복무한 것처럼 남은 것이다. A씨는 복무 기간을 정정해 달라고 육군, 국방부 등에 민원을 냈지만 "제도의 문제일 뿐 병적상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행정심판까지 제기했지만 각하됐다. 병적 기재는 행정 편의와 사무처리의 자료이지 국민의 권리·의무에 변화가 생기는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에 불복한 A씨가 제기한 소송에서 1·2심 재판부의 판단은 반대였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8부(이재영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최근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1심을 맡았던 서울행정법원은 "국가가 병역의무자의 병적을 관리하는 데에는 의무를 모두 이행한 뒤에도 제대군인 등에 일정한 혜택을 주거나 지원 정책을 수립하는 데 쓰려는 목적도 있다"고 판시했다. 이를테면 군 경력이 우대되는 직종에 취업하려는 제대군인이 병적증명서를 제출해 경력을 증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민의 권리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취지가 있다는 것이다. 1심은 "(A씨의) 병적 기재는 객관적 사실과 다른 것으로, 이를 그대로 둬야 할 아무런 공익을 발견할 수 없다"며 "오히려 이를 방치하는 것은 군 경력을 진실하게 증명하고자 하는 국민의 이익을 해친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런 판단이 옳다고 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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