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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바람 싫다고 버티는 노인들 “큰일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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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이완 돼 졸도는 물론 뇌ㆍ심혈관질환 노출 위험
저혈압 환자, 폭염기간 육류섭취 늘려야 혈압조절
고혈압 환자는 평상시보다 활동량 20~30% 줄여야
“어머니, 에어컨 트셨어요? 이 더위에 에어컨 틀지 않으면 또 쓰러지세요” 팔순이 넘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가정주부 김모(48)씨는 요즘 시어머니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방에 에어컨을 설치해드렸지만 에어컨 바람을 쐬면 살이 아프다며 버티다 결국 졸도해 병원에 실려 갔기 때문이다.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지만 에어컨 바람이 쓰리고 아프다며 에어컨 바람을 쐬지 않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폭염에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을 기피하고 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이완돼 졸도는 물론 급성 뇌ㆍ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무더위 기간 중 냉방 자체를 거부하다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노인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노인 중 동맥경화 증상이 있는 사람은 에어컨 바람을 쐬면 살이 아프고 시릴 수 있어 냉방자체를 거부하는데 긴 팔 옷을 입더라도 냉방을 해야 더 큰 화를 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들은 여름철 별미인 ‘냉면’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안 된다. 박 교수는 “덥다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냉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노인들이 있는데 냉면은 열량이 없어 심장이 온 몸에 피를 보낼 힘이 떨어져 심ㆍ뇌혈관질환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뿐 아니라 평소 저혈압을 앓고 있는 이들도 폭염기간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실외뿐 아니라 실내에서 근무를 하는 직업여성 중 저혈압을 앓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박 교수는 “저혈압환자는 여름철 평상시 보다 육류를 더 섭취해야 심장기능이 떨어지지 않아 혈압을 조절할 수 있다”며 “혈압조절을 위해 여름철에는 음식을 짭짤하게 먹고, 과일을 섭취 전 소금물에 씻어 먹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고혈압환자는 폭염기간에는 평상시 보다 20~30% 활동량을 줄여야 혈압상승을 막을 수 있다. 더위로 몸이 지치면 근육과 혈관이 수축, 교감신경이 항진돼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여름철에 새로 운동을 시작하거나, 등산 등을 무리하게 하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며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폭염을 이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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