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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에어컨 틀어라" 장려해도 전력량 남아… 이유는?

입력
2018.08.02 14:05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절전' 확산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확대 덕분 

31일 낮기온 33도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도쿄에서 길을 건너려는 시민들이 그늘에 서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31일 낮기온 33도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도쿄에서 길을 건너려는 시민들이 그늘에 서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에서 연일 폭염이 계속되며 전력 사용량이 늘지만, 전력량이 부족한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일 보도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올해 여름 유독 심한 불볕더위가 이어지며 각종 최고 온도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온열질환을 피할 수 있도록 전기를 아끼지 말고 에어컨을 틀 것을 적극 당부하고 있다.

아사히는 냉방기기 사용이 늘며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지만 올해 들어 무더위가 가장 심했던 지난달 23일에도 여유 전력을 뜻하는 전력 예비율은 7.7%로 나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8월에도 전국적으로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전력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올여름 전력난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력난이 예상될 때 정부가 발표하는 '절전 요청'도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전력난이 발생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아사히신문은 절전 습관을 꼽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전력난을 겪어 순차 정전이 실시된 뒤 절전하는 습관이 가계와 산업계에서 정착됐다는 설명이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대지진 후 계획정전이 있었던 것의 영향으로 공장과 가정에서 절전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퍼졌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전기료 누진제의 누진율(최저구간 대비 최고구간)이 1.6배로 한국의 3배보다 낮아 누진제에 따른 부담 증가가 적은 편이지만, 절전 습관은 오히려 확산하고 있다.

도쿄전력이 전력을 공급하는 수도권의 경우 대지진 전에는 최대 전력 수요가 6천만㎾였던 것이 대지진 후 500만㎾ 줄었다.

일본 정부가 올여름 무더위가 심해지자 "에어컨을 틀어서 온열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달라"고 당부한 배경에는 이처럼 에어컨 가동을 삼가는 과한 절전 습관이 있다.

전력에 여유가 생긴 또 다른 배경으로는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의 확대가 꼽힌다.

규슈(九州)전력의 경우 올해 들어 가장 더웠던 지난달 26일 오후 2~3시께 관할지역 전력 소비량이 1천601㎾을 기록했는데, 이 중 27%인 432만㎾를 태양광 발전이 공급했다.

이와 함께 전력회사끼리 남는 전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전력융통제'나 전력회사가 요금을 할인을 해주는 대신 전력이 부족할 때 공장 등에 전력 사용을 줄이거나 자가발전을 이용할 것을 요청하는 '네가와트 할인' 등이 도입된 것도 지역별 전력 부족 상황을 막는데 도움이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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