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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실종여성, 섬 반대편에서 발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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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 해상서 여객선이 발견
문신 복장 등 통해 실종자 확인
전문가 “캠핑장소 조류 특성 감안
가파도 해상까지 표류 힘들어”
타살 뒤 유기 가능성까지 수사
정확한 원인 규명 시간 걸릴 듯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가족과 함께 캠핑을 하다 실종된 여성 관광객 최모(38ㆍ경기 안산시)씨가 1일 섬의 정반대 쪽인 서귀포시 가파도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제주 연안의 조류 특성상 최씨의 시신이 애초 캠핑 장소에서 직선거리로 68㎞, 해안선을 따라 100㎞ 이상 떨어진 정반대 해상까지 떠내려간다는 건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여서 정확한 원인 규명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최씨가 실족사했거나 타살된 뒤 유기됐을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50분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 서쪽 1.5㎞ 해상에 여성 시신 1구가 떠 있는 것을 인근을 지나던 여객선이 발견, 해경에 신고했다. 해경으로부터 시신을 넘겨 받은 제주동부경찰서는 시신 오른쪽 옆구리에 새겨진 문신과 장신구, 복장(회색 민소매ㆍ반바지) 착용 상태 등이 실종 당시 최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씨는 지난달 10일쯤부터 세화포구 방파제 끝 부분에 있는 캠핑카에서 남편, 아들, 딸 등과 캠핑을 해왔으나 같은 달 25일 세화포구 인근 편의점에서 김밥과 소주, 커피, 종이컵 한 줄(10개) 등을 구입하는 모습이 내부 폐쇄회로(CC)TV에 찍힌 후 행방이 묘연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최씨의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지만, 왜 최씨의 시신이 세화포구와 68㎞ 떨어진 정반대 해상에서 발견됐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제주도 북동쪽에 위치한 세화포구의 주변 바닷물은 남서쪽으로 흐르지만 제주 연안 조류의 특성상 가파도 해상까지는 흘러가지 않는다. 실제 국립해양조사원의 해수유동관측 결과를 보면, 최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 이후 세화포구 쪽 바닷물은 남서쪽으로 24㎞(직선거리ㆍ추정) 가량 떨어진 표선해수욕장 인근까지만 흘러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제12호 태풍 종다리가 최씨 실종 당일 발생한 뒤 일본을 관통해 우리나라 쪽으로 올라오면서 동반된 북동풍의 영향을 받아 최씨 시신이 가파도 해상까지 표류했을 수는 있다.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최씨가 세화포구에서 바다에 빠졌다면 1주일 만에 가파도 해상까지 흘러가기는 힘들지만 태풍 종다리의 기상 영향 등 변수가 작용했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뒤 가파도 해상 쪽에 버려졌을 개연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최씨 주변인물 등에 대한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시신 발견을 둘러싼 의문점이 풀리지 않은 만큼 어민들과 제3의 전문가들을 상대로 세화포구 주변 해역의 평소 해류 흐름이나 태풍에 의한 해류 변화 등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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