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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선풍기 선물이 신파 코미디? 정치 우롱 말라”

입력
2018.07.31 11:30
수정
2018.07.31 13:37
박원순 시장 페이스북 캡처
박원순 시장 페이스북 캡처

‘옥탑방 한달 살이’를 진행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선풍기 선물을 두고 ‘신파 코미디’라고 힐난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을 향해 “정치를 우롱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30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서다.

앞서 박 시장은 27일 페이스북에 ‘옥탑방 살이’ 격려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선물한 선풍기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자 하 의원은 다음 날 SNS를 통해 “완전 신파 코미디다. 진정 서민 체험을 하고 싶다면, 한 달이 아니라 임기 4년 내내 옥탑방 사시길 권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집무실에서) 에어컨 켜고 맑은 정신에 최대한 열심히 일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31일 올린 글에서 “언론을 통해 하 의원의 말을 들었다”며 “하 의원이 홍준표 전 대표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나는 여기 놀러 온 게 아니다. 서민 체험하러 온 것도 아니다. 일하러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하 의원이 제기한 ‘황제 식사’ 논란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하 의원은 30일 박 시장이 옥탑방 살이 중인 동네 주민들과 값비싼 죽을 시켜 먹은 것을 두고 “주무시는 건 서민체험인데, 드시는 건 귀족 체험하시는 모양”이라고 비판했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그날 먹은 1만1,000원짜리 죽은) 내가 알기에 국회에서 조찬 간담회 때 보좌진들이 준비하는 죽과 같은 죽”이라며 “하 의원 주장대로라면 국회는 매일 보좌진을 동원해 황제식사를 하고 계신다는 말씀이냐”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옥탑방 살이’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시원한 에어컨 대신, 뜨거운 시민 속에 있어보니 잘 안 보이던 것들, 놓치고 넘어갔을 것들이 보인다”며 “동네 주민들과 식사하며 나누는 이야기 속에 진정 살아있는 정책들이 들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걱정과 우려, 비판은 감사히 받겠지만 민생 현장을 조롱해서는 안 된다. 정치를 우롱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지난 15일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30.24㎡(9.2평) 규모 옥탑방을 계약해 22일부터 이곳에 거주하며 본격적인 민생 탐방에 나선 상태다. 거주 기간은 1개월로 이 기간 박 시장은 옥탑방을 ‘현장 시장실’로 삼아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체감도 높은 정책을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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