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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물건 투척, 관리사무소는 ‘남 일’

입력
2018.07.30 04:40
수정
2018.07.30 07: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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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령ㆍ소화기 등 투척 잇따르자 

 경찰 이달부터 예방 캠페인 

 관리실, 간신히 안내문만 게시 

 투척자 대부분이 청소년인데 

 학교는 예방교육 조치 안해 

 “사고 예방, 운에만 맡기는 꼴” 

29일 경기 고양시 한 아파트 1층 게시판에 붙어있는 경찰의 '물건투척 예방 안내문'. 경찰은 3일부터 전국적으로 예방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상무 기자
29일 경기 고양시 한 아파트 1층 게시판에 붙어있는 경찰의 '물건투척 예방 안내문'. 경찰은 3일부터 전국적으로 예방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상무 기자

“대체 관리사무소는 뭐하고 있는 거죠.”

경기 고양시 한 아파트 주민 이정주(48)씨는 29일 자신의 아파트 1층 게시판에 붙은 ‘물건 투척 예방 안내문’을 가리키며 목소리 높였다. 최근 캔이나 우유팩 같은 생활쓰레기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들이 연달아 발생했지만, 경찰이 배포한 예방 안내문울 붙이는 걸 제외하고는 관리사무소에서 하는 일이라곤 하나 없다는 것이다. 이씨는 “안내문 하나 덜렁 붙인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주민이 다치기라도 해야 나설 셈인가”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고층 아파트에서 위험천만한 물건 투척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누구 하나 책임 있게 나서는 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시늉만 하거나 뒷짐만 지는 형편이다. 물건을 투척하는 이들이 알고 보면 법적 처벌이 어려운 ‘청소년’이라 학교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교육당국은 남 일 보듯 한다. 경찰의 예방방식 또한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령 등 행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고층아파트 투척사건이 잇따라 벌어진 뒤 경찰은 지난 3일부터 전국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대상으로 방송ㆍ안내문 게시 협조를 구하는 등 예방 캠페인을 시작했지만 그 뒤에도 대구 한 아파트에서 소화기가 떨어지는 등 이달에만 4건의 투척 사건이 이어졌다. 앞서 경기 평택시 한 아파트에서는 1.5㎏ 아령이 떨어져 50대 여성이 맞고 어깨와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하는 등 5, 6월에만 7건이 발생했다.

반복되는 사고에 아파트 주민들은 “관리사무소가 손을 놓고 있는데 경찰 캠페인이 무슨 소용이냐”고 한목소리를 냈다. 서울 영등포구 한 아파트 주민 김정환(36)씨는 “최대한 많은 주민들이 머무는 저녁 시간대에 방송을 하든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해 냈다.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 주민 박모(42)씨도 “경찰에서 예방 안내문을 게시해달라고 했는데 관리사무소 바로 붙이지 않길래 주민들이 성화를 내 겨우 안내문이 붙었다”고 말했다.

‘투척자’ 상당수가 어린 청소년이지만 초등학교별 단발성 이벤트를 빼면 교육부나 교육청 차원에서 일선 학교에 대한 예방교육 주문 등 조치는 전무하다. 21일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우유가 가득 찬 1ℓ짜리 우유팩을 던진 범인은 초등학교 6학년생이었고, 13일 경기 김포시에서도 중학교 2학년생이 플라스틱 커피캔을 던졌다 자수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칫하다간 사망사고 등 대형사고가 예견되는 상황이지만 관계기관이나 아파트 단지는 ‘운’에만 맡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예방캠페인을 담당하는 경찰청 관계자는 “계속적으로 지역사회나 교육 당국의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다”며 “캠페인이 한 달이 돼가는 시점에 지역별 캠페인 시도 횟수 및 방법 등을 전수 조사해 점검해 추가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ㆍ사진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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