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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서양인보다 당뇨병 더 잘 걸리는 이유는

입력
2018.07.27 15:04
수정
2018.07.27 17:40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한국인ㆍ서양인 43명 췌장용적 비교

한국인 췌장크기 작은데 지방 더 많아

인슐린 분비능 하락, 혈당조절 힘들어

한국인과 서양인(미국인)의 췌장 크기 비교 : 같은 나이, 동일 체형에서 서양인에 비해 한국인이 췌장 크기가 작고 췌장내 지방 침착은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한국인과 서양인(미국인)의 췌장 크기 비교 : 같은 나이, 동일 체형에서 서양인에 비해 한국인이 췌장 크기가 작고 췌장내 지방 침착은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식사량이 적고 비만도도 낮지만, 췌장의 크기가 작아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이 떨어져 당뇨병에 잘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양인과 체구도 다르고, 식사량도 작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당뇨병에 잘 걸리는지 근거가 제시된 것이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팀은 최첨단의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체격이 유사한 30대 연령의 한국인과 서양인 각 43명의 췌장 용적(볼륨) 및 췌장 내 지방 함량을 비교했다. 이와 함께 췌장 베타세포에서의 인슐린 분비능과 당대사능을 측정해 췌장의 크기 및 지방함량과 인슐린 분비능 사이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연구결과, 기본 혈액 검사 결과 공복혈당 및 당화혈색소 수치는 양쪽 그룹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도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췌장 크기에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이 췌장 용적을 비교한 결과,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췌장의 크기가 12.3% 정도 작았지만 췌장 내 침착된 지방의 양은 서양인에 비해 22.8%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췌장 내 침착된 지방이 많으면 지방세포에서 분비하는 염증유발 물질 사이토카인, 혈관활성화 물질 등이 베타세포를 감소시키고 췌장의 기능저하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인과 한국인의 췌장 용적 및 인슐린 분비능 비교

자료 :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췌장 크기가 작아 상대적으로 췌장 크기가 큰 서양인에 비해 인슐린 분비능이 36.5% 정도 떨어졌다. 한국인이 서양인과 체형이 비슷해도 췌장의 절대적 크기가 작아 췌장에서의 인슐린 분비능이 떨어져 당뇨병 발생에 취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저하로 발생한다. 연구팀은 “베타세포는 췌장에 있는 소도라는 세포무리에 포함돼 있어 췌장의 전체 크기가 클수록 소도의 개수가 많아 베타세포를 통한 인슐린 분비능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결과적으로 한국인은 동일한 체구의 서양인에 비해 췌장의 크기가 작아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이 저하되고, 췌장 내 침착된 지방이 췌장기능을 더 악화시켜,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해 당뇨병에 보다 쉽게 노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과학저널인 ‘당뇨병ㆍ비만ㆍ대사 연구지(“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에 개재됐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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