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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정부 “댐 개발사에 피해 복구 비용 청구할 것”

입력
2018.07.2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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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잃은 아이들 교육비까지 대야” 여론도

개발사 PNPC 관계자 “책임지겠다는 의사 전달했다”

SK건설 등 주지사 직접 면담 지원 나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 보조댐이 붕괴돼 홍수 피해를 입은 아타푸주에서 26일 한 소녀가 매트리스를 배처럼 탄 채 이동하고 있다. 아타푸=로이터 연합뉴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 보조댐이 붕괴돼 홍수 피해를 입은 아타푸주에서 26일 한 소녀가 매트리스를 배처럼 탄 채 이동하고 있다. 아타푸=로이터 연합뉴스

라오스 정부가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 등의 합작으로 구성된 세피안 세남노이 전력회사(PNPC)에 수력발전댐 보조댐 붕괴와 홍수 및 사남사이 지역에 발생한 파괴를 복구할 비용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26일 라오스의 영자 일간지 비엔티안타임스가 전했다.

캄마니 인티랏 라오스 에너지광업장관은 이날 수도 비엔티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사가 댐 붕괴로 인한 홍수와 인명ㆍ재산피해에 책임을 부정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양허계약에 따라 댐 건설에 관련된 사건은 개발업자가 100%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캄마니 장관은 우선 홍수 피해자들의 구출과 긴급 구호 활동에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이들이 잃어버린 생계 수단을 회복하는 재건설 및 재정착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 비용 역시 PNPC에 청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PNPC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비엔티안타임스에 “양허계약과 관련 법률에 따라 책임을 질 것이다. 이를 부정할 의도는 절대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로서는 보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이며 이런 입장을 라오스 중앙 및 아타프 주정부에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아직까지 PNPC는 사고에 대해 공개적인 성명이나 입장을 내놓은 바 없으나, 관계사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PNPC의 지분을 보유하고 댐 건설을 담당한 SK건설은 이날 “안재현 사장이 25일 오후 9시(현지시간) 렛 사이아폰 아타프주지사와 면담하고 구조ㆍ피해복구 협력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역시 PNPC의 지분을 보유한 태국의 랏차부리전력은 전문가를 보내 상황을 조사하고 정부 관계자와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비엔티안타임스는 “일각에서는 정부와 개발사가 양허계약이나 법적인 의무사항뿐 아니라 사회 정의의 관점에서 홍수 피해자들을 도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면서, 일례로 이번 사태로 일가족을 잃은 어린이들의 교육비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들었다.

그러나 라오스 에너지광업부의 사이파슷 폼수파 에너지부문 국장은 “기업이 얼마나 책임을 져야 할지는 우선 체결된 양허계약서를 충분히 검토한 다음에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피안 세남노이 전력회사는 한국의 SK건설과 서부발전, 태국의 랏차부리전력, 라오스 재무부가 자산을 투입한 국영 투자사 라오홀딩스테이트엔터프라이즈가 각각 약4분의1씩 지분을 보유해 창립한 수력발전댐 건설 및 운영사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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