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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65주년 선물? 북한, 27일 미군 유해 송환할 듯

입력
2018.07.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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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판문점에서 유엔군사령부가 보관해온 미군 유해 송환용 나무상자를 수령하고 정전협정 체결일인 27일 유해를 송환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 26일 오후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 수송기가 대기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판문점에서 유엔군사령부가 보관해온 미군 유해 송환용 나무상자를 수령하고 정전협정 체결일인 27일 유해를 송환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 26일 오후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 수송기가 대기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6ㆍ25전쟁 정전(停戰)협정 체결일인 27일에 북한이 전사했거나 실종된 미군 유해 일부를 돌려보내는 장면이 연출될 전망이다. 실제 송환이 이뤄진다면 6ㆍ12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첫 이행 사례가 된다. 답보 상태인 북미 비핵화 협상에 동력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26일 “미측의 공식 발표가 왜 미뤄지는지 모르겠지만 당초 북미가 합의한 대로 내일 송환 절차가 진행될 듯하다”며 “지난달 미군이 판문점에 갖다 놓은 유해 송환용 나무상자들을 최근 북한이 수령해 갔다”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에게 “상자 수령 관련 동향이 있고, 북미가 유해 송환 문제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의 운구함 수령은 송환 임박 징후다. 북한은 지난달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미군 유해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뒤 미군 추정 유해 200여구를 대상으로 동물 뼈 등을 가려내는 자체 확인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송환될 유해는 50여구다. 정부 소식통은 “16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 대령급 실무회담에서 27일 1차로 유해 55구 안팎을 주고받는다는 데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유해 운반에는 미군 수송기가 동원될 듯하다. 미국은 군 수송기를 보내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유해를 돌려받은 뒤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로 이송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해는 오산기지에서 미 국방부 전쟁포로ㆍ실종자 확인국(DPAA) 관계자들이 간단한 확인 절차를 밟으면 내달 1일쯤 하와이로 옮겨져 유전자(DNA) 조사와 가족과의 대조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정상이 서명한 공동성명 제4항 실행의 첫걸음인 이번 유해 송환은 교착된 북미 협상의 재(再)진전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관측이다. 특히 북한이 과거 번번이 요구하던 송환 대가를 이번에는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폐기를 약속한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은 물론 그동안 수 차례 인공위성 발사에 쓰인 발사대와 평양 인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 시설까지 별 생색 없이 함께 해체하는 듯한 모습이 위성에 의해 포착되면서 북한이 신뢰 구축을 위해 상당한 성의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3차 방북(6~7일) 뒤 북한이 집요하게 한미에 요구 중인 조기 종전(終戰)선언을 관철시킬 수 있는 명분이 될 수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유해 송환 직후부터 동창리 시험장 폐기와 종전선언을 북미가 교환하는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며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의 이번 방한도 시나리오 관련 협의를 위해서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변수가 없지는 않다. 미측이 유해 발굴과 분류ㆍ송환 관련 실비를 얼마나 줄지를 놓고 양측이 막판 신경전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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