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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택배기사 위해 ‘아이스박스’ 준비한 아파트 주민

입력
2018.07.26 16:18
수정
2018.07.26 16:26
충남 부여군에 사는 박재찬씨가 폭염 때문에 고생하는 택배기사들을 위해 준비한 얼음물과 간식들. 박재찬씨 제공
충남 부여군에 사는 박재찬씨가 폭염 때문에 고생하는 택배기사들을 위해 준비한 얼음물과 간식들. 박재찬씨 제공

충남 부여군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이 폭염에 구슬땀을 흘리는 택배기사들을 위해 얼음물과 간식 등을 제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게임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는 25일 충남 부여군 규암면 코아루더퍼스트 아파트에 거주하는 박재찬(38)씨가 딸 다인(6)양과 함께 마련한 ‘아이스박스’ 사진과 사연 글이 올라왔다. 아이스박스에는 얼음물과 비타민 음료, 아이스크림 등이 담겼다. 아이스박스에는 “택배기사분들께 드리는 작은 선물”이라며 폭염 속에 배달하는 택배 기사들이 잠시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길 바란다는 내용의 글이 붙었다.

박씨는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에서 예비 입주자 대표를 맡고 있다. 택배 기사들을 위한 ‘아이스박스 선물’은 최근 발생한 사소한 주차 갈등을 해결하고자 박씨가 낸 아이디어였다. 아파트는 입주가 시작된 지 얼마 안된 아파트라 이사 업체 차량과 택배 기사 차량이 주차 자리 문제를 두고 작은 갈등이 있었다. 박씨는 “주민을 위해 노력하는 택배 기사들이 차량 주차 문제로 안 좋은 감정이 있었다면 조금이라도 이를 풀어 드리고 싶어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며 “무더운 여름을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씨의 딸 다인양이 아이스박스를 옮기고 있다. 박재찬씨 제공
박씨의 딸 다인양이 아이스박스를 옮기고 있다. 박재찬씨 제공

박씨는 아파트 단지 안 2곳의 무인 택배 보관함 앞에 아이스박스를 뒀다. 박스에 담긴 간식은 박씨가 사비로 마련했다. 택배기사들도 박씨의 선물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26일에는 ‘정말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라고 적힌 택배 기사의 쪽지가 아이스박스 안에 남겨졌다.

박씨는 여름이 끝날 때까지 택배기사들을 위해 아이스박스에 시원한 간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파트 주민들이 많아 이들의 선행에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한 택배기사가 박씨 부녀가 마련해 놓은 아이스박스 안에 감사 쪽지를 26일 남겼다. 박재찬씨 제공
한 택배기사가 박씨 부녀가 마련해 놓은 아이스박스 안에 감사 쪽지를 26일 남겼다. 박재찬씨 제공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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