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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 베트남] 지난해 관광객 1091만명… “한 번 온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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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弗 벌어 “5대 외환 수입원”
40%는 베트남 2회 이상 찾아
한국인도 올해 350만명 이를 듯
외국인 상대 사기ㆍ바가지는 문제
베트남에는 ‘베트남에 한번 온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는 말이 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다채로운 문화, 연중 따뜻한 날씨, 친절한 사람들과 베트남 음식의 풍미에 매료된 이들이 베트남을 잊지 못하고 또 찾는다는 이야기다. 많은 외국인들은 이를 베트남 자국 홍보 차원의 문구 정도로 이해하지만 최근 베트남 관광청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말이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27% 증가
베트남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091만명으로, 이들을 통해 200억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관광청은 “관광수입은 이제 5대 외환 수입원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재방문객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는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외국인 관광객 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6월까지 789만명을 기록, 작년 동기 대비 27%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 관광청이 이달 초 발표한 ‘2017 국제 방문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93.5%가 베트남 여행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10명 중 6명이 ‘나홀로 관광객’ 또는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지 않은 여행자들이었다. 베트남 외교가 관계자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 정치국이 나서서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높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는 치안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끄는 주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응답자 중 40%는 베트남을 2회 이상 방문한 관광객, 나머지는 첫 방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관광청 관계자는 “두 번 이상 찾은 외국인들 비율이 40%라는 통계는 베트남 관광산업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설문조사는 지난해 항공과 선박, 육로 등 각 관문 4곳, 총 12곳의 입국장의 외국인 2만7,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큰 손’ 한국인
베트남을 찾는 각국 관광객 중에서도 눈에 띄는 나라는 단연 한국이다. 2015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2016년 154만명, 지난해에는 240만명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이변이 없는 한 3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견고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객의 절대 규모로는 중국이 많이 앞서지만 각종 행사에서 한국 업체들이 우대받는다”고 귀띔했다. 여행 지출 비용도 중국인 관광객들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인 관광객 1인당 826달러(약 93만원)를 베트남에서 쓰고 간 데 비해 한국인은 1,123달러를 지출했다. 호주 관광객이 1,741달러로 가장 높았고, 러시아(1,445달러), 미국(1,379달러)가 뒤를 이었다. 반면 영국(1,091달러)과 일본(921달러)은 소득 수준에 비해 적은 비용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안중엔 돈만
찾아오는 외국인은 늘고 있지만 현지 물정에 어두운 외국인을 상대로 사기 행각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현지 기자가 한국인 관광객으로 가장, 택시 기사의 눈속임을 촬영한 동영상 하나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동영상 클릭) 택시비 45만동을 치르기 위해 50만동 지폐를 냈지만, 기사가 순식간에 받은 50만동 지폐를 2만동짜리로 바꿔치기 한 뒤 승객에게 43만동을 더 요구하는 장면이다. 또 다른 택시에서는 기사가 6만9,000동을 69만동이라고 강변하는 장면이 담겼다. 호찌민 총영사관 관계자는 “크기와 색깔은 다르지만 11종 지폐 모두 호찌민 초상이 그려져 있어 외국인들이 한눈에 액면가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며 “계산을 하는 순간에는 정신을 집중해서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바가지도 여전하다. 호찌민 시내 중앙우체국 앞 노상 카페에서는 한 조각에 1만~1만5,000동인 팬케이크가 외국인들에게는 2만~3만동에 팔린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관광객이 늘어나는 데도 불구하고 외국인을 호구로 취급하는 상술이 근절되지 않는 셈이다. 현지 관광업체 10곳 중 8곳이 베트남을 한번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다시 찾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현지 매체 탄닌은 “관광산업 육성책에 관광객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호찌민=글ㆍ사진 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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