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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해고승무원, 승무원 아닌 사무영업직 복귀... 향후 갈등 소지

입력
2018.07.23 04:40
수정
2018.07.23 10:4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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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자 290명 중 180명만 해당

경력직으로 단계적 코레일 복귀

기존 ‘승무 업무’는 자회사가 맡아

“장기 정리해고자 복귀 등 상징성”

쌍용차 등 갈등 사업장 영향 주목

KTX 해고 승무원들이 지난 21일 서울역 플랫폼 중앙계단에서 투쟁 해단식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KTX 해고 승무원들이 지난 21일 서울역 플랫폼 중앙계단에서 투쟁 해단식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공기업이 단행한 첫 대규모 해고로 직장을 떠나야 했던 KTX 승무원들이 12년 만에 다시 일터로 돌아가게 됐다. 그러나 ‘복직’이 아닌 ‘특별채용’ 형식인데다가 승무원이 아닌 ‘사무영업직’으로 복귀해야 하는 등 여전히 불씨는 남게 됐다. 큰 틀에선 유종의 미는 이뤘지만 또 다른 내부 구성원간 갈등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지난 2006년 정리해고된 뒤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등을 제기하며 복직을 요구해 온 KTX 승무원을 특별채용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정리해고 승무원 290명 가운데 이번 합의로 일터로 복귀하는 이는 180명이다. 코레일은 2019년까지 인력 운용상황 등을 고려해 결원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해고 승무원들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시작일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무엇보다 이들이 기존 업무로 완전하게 복귀하는 게 아니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 코레일도 ‘복직’이 아닌 ‘특별채용’임을 강조하고 있다. KTX 해고 승무원들은 당초 코레일이 아니라 자회사 홍익회(현재 코레일유통) 소속인 만큼 코레일로 복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공사 설명이다.

채용 분야 역시 원래 승무 업무를 맡게 되는 게 아니다. 승무 업무는 코레일이 아닌 코레일 자회사의 업무다. 코레일 정규직으로 들어가려면 다른 업무를 맡아야 한다. 이들은 우선 사무영업(역무) 6급 경력직으로 ‘경력 입사’를 하게 된다. 사실상 새로운 업무를 수행해야 하다 보니 입사 전 교육과 채용시험 등의 절차도 거쳐야 한다. 승무 업무를 희망하는 이들은 이후 ‘노사전문가협의회’를 거쳐 별도의 복직 교섭을 해야 한다.

그러나 공기업이 단행한 최초의 대규모 정리해고 희생자가 ‘복귀’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적지 않다. 노사 관계 전문가들은 KTX 승무원의 복귀가 해고 노동자 복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간접고용 등의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쌍용자동차와 콜트콜텍, 아사히글라스 등 다른 사업장에 어떤 파장을 미칠 지 주목하고 있다. 원만한 해결을 위한 선례가 될 지가 관심이다.

다만 이들의 코레일 정규직 채용이 내부 구성원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특별채용 대상은 290명의 해고 승무원 가운데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에 취업하지 않고 소송을 낸 직원들만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별 채용 형태를 취하다 보니 코레일 신규채용 규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역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혁 부산대 교수는 “KTX 해고 승무원 복귀는 그 방식과 내용을 둘러싸고 내부 구성원간 합의와 화합 등 여전히 갈등의 소지가 남아 있는 상태”라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인한 내부 반목과 충돌을 치유하는 게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만큼 이번 사안을 성공 사례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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