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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궁지 몰리자, 클린턴 등판 속도 내나

입력
2018.07.22 14:27
수정
2018.07.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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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러 정상회담 파동 속 트럼프 비판 수위 높여 

 자신은 ‘민주주의 수호자’로 부각시키며 차별화 

 일각선 민주당 후보로 나서야 ‘재등판론’ 부상 

지난 미국 대선에서 맞붙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맞붙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던 민주당 소속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본격적인 정치 활동 재개를 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을 두둔하는 등 저자세 외교로 수세에 몰리자, 클린턴 장관은 민주주의 수호자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재출마까지 거론하고 있어, 트럼프의 실정(失政)이 클린전 전 장관을 불러내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들어 반(反) 트럼프 세력의 선봉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센트럴파크에서 열린 한 음악축제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작심한 듯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러시아가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도 목표로 잡고 있는 등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데, 미러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을 문제 제기하지 않은 것은 미스터리”라고 꼬집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는 나토를 해체해 2차 세계 대전 이전으로 상황을 돌리려 하고 싶어한다”며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통역사만 대동한 채 나눈 비공개 회담 내용 역시 공개를 촉구했다.

힐러리 클린턴. AP 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AP 연합뉴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뒤 한동안 정치적 발언을 자제 한 채 은둔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지난해 9월 대선 회고록 ‘무슨 일이 일어났나’(What Happened)를 출간한 뒤 공식 활동을 늘리면서 적극적으로 트럼프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이 2020년 대선 준비를 시작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뉴욕포스트의 마이클 굿윈 칼럼니스트는 지난 8일 기고글을 통해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한 달 동안만 다섯 차례 그를 지원하는 슈퍼팩(정치자금위원회)에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야 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 칼럼니스트는 2016년 대선 이후 민주당 내분이 심화하고, 뚜렷한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는 데다, 잠룡으로 거론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75)과 2016년 민주당 경선 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6)은 너무 고령이라고 지적하며 클린턴 전 장관의 등판 필요성을 주장했다. 클린턴 전 장관 역시 71세로 나이가 적지 않지만, 그를 대체할 인물경쟁력을 찾기 어렵다는 취지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회고록 출판 당시 인터뷰에서 “더는 공직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2020년 대선 출마에 대해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나 책에서는 “제가 사라지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있다”고 적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이기도 한 클린턴 전 장관은 2008년 대선에 첫 출마했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밀렸다. 2016년에는 민주당 최종 후보가 돼 백악관 주인자리를 다시 노렸지만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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