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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옳다는 믿음 하나로 버틴 결과”…KTX 해고 승무원 12년 만에 정규직 복직

입력
2018.07.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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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사가 KTX 해고 승무원 복직을 합의한 21일 12년째 투쟁을 이어온 KTX 해고 승무원들이 서울역 플랫폼 중앙계단에서 투쟁 해단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철도노사가 KTX 해고 승무원 복직을 합의한 21일 12년째 투쟁을 이어온 KTX 해고 승무원들이 서울역 플랫폼 중앙계단에서 투쟁 해단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KTX 해고 승무원들이 해고 12년 만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정규직으로 복직하게 됐다. 다만 현재 코레일에서 승무원 업무를 직접 하고 있지 않아 사무영업직으로 돌아왔다, 코레일이 승무원 업무를 하게 되면 전환 배치하게 된다.

공공운수노조 철도노조와 코레일은 해고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합의서 3개항과 부속합의서 7개항에 합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달 9일 교섭을 시작해 총 5차례 만나고, 16일, 20일에는 밤을 지새워가며 협상을 벌인 결과다. 노사는 2006년 정리해고돼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한 KTX 승무원을 특별채용하기로 했다. 채용 결격사유가 있거나 코레일 본사 또는 자회사에 취업한 경력이 있다면 이번 채용에서 제외한다. 이에 따라 정리해고 승무원 280여명 가운데 이번 합의로 복직 대상이 되는 이는 180명이다.

채용은 사무영업 6급으로 이뤄진다. 현재 코레일이 KTX 승무 업무를 직접 수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 이에 코레일은 노조에 KTX 승무업무를 직접 수행하게 되면, 이들을 승무원으로 전환 배치를 제안했다. 노조는 이를 수용했다. 김갑수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KTX 승무업무를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에서 하고 있어 철도공사 직접고용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일단 사무영업 분야에 들어갔다가 승무업무를 코레일이 맡기로 확정될 때 전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노조는 그간 협상 과정과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해고 승무원들은 “복직을 믿을 수 없다”며 환하게 웃다가도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훔쳤다.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지부장은 “항상 투쟁의 현장이었던 이곳에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게 될 줄 몰랐고 꿈만 같다”라며 “여태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우리가 옳다는 믿음 하나로 버텼다”라고 울먹였다.

이어 “이 자리에 함께 있을 수 없는 한 친구에게 우리가 정당했다는 것을 들려줄 수 있게 돼서 기쁘다”라며 “하늘에서나마 이 광경을 보며 웃지 않을까 기대한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코레일은 해고 승무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 재심절차가 열리면 이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협조하기로 했다. 또 정리해고와 ‘재판거래’로 유명을 달리한 승무원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해고승무원들은 지난 두 달간 이어온 농성을 해제한다.

KTX 승무원들은 2006년 3월 1일부터 코레일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지만, 코레일은 자회사 KTX관광레저(현 코레일관광개발)로 이적을 거부한 승무원들을 같은 해 5월 21일자로 정리 해고했다. 해고 승무원들은 2008년 10월 1일 코레일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고, 1심과 2심은 코레일이 KTX 승무원들의 실질적 사용자라며 원고 승소판결했다.

그러나 2015년 대법원은 이 판결을 파기하고 승무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KTX 승무원 재판은 법원행정처가 2015년 11월 작성한 ‘상고법원의 성공적 입법추진을 위한 BH(청와대)와의 효과적 협상 추진전략’ 문건에도 언급된 것으로 밝혀져 이 사건을 둘러싼 사법부와 청와대 간 재판거래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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