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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변호사 “계엄 문건 관련자들 지옥 보게 될 것”

입력
2018.07.18 13:49
수정
2018.07.18 15:37

전직 군 법무관이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 문건 관련자들에 대해 “지옥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안’과 ‘정보’를 무기 삼아 사찰을 행하고, 상대의 약점을 잡아 군대 안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기무사가 이제 냉엄한 수사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군 검찰 출신 김정민 변호사는 1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계엄 문건을 작성하는데 관여한 사람들에 대해 “제가 장담하건대 지옥을 보게 될 거다. 완벽하게 훈련된 법조인한테 취조 당한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건지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기무사의 계엄 문건을 두고 군과 일부 야당에서 ‘실행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검토를 했을 뿐이다’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우선 “계획에 불과하다는 해명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문건의 마지막 부분 ‘향후 조치’를 보면 ‘철저한 보안대책 강구 하(下) 임무수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음’이라고 돼 있는데 이는 계획에 그친 것이 아니라 ‘아무도 모르게 준비해놓고 있겠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전두환 민간인 학살 심판 국민행동 회원들이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촛불집회 당시 작성된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에 대해 기무사 해체와 철저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두환 민간인 학살 심판 국민행동 회원들이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촛불집회 당시 작성된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에 대해 기무사 해체와 철저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문건에 적시된 ‘본 대비계획을 국방부ㆍ육군본부 등 관련부대(기관)에 제공’한다는 내용도 기무사에서 계획만 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대나 기관과 논의한 것이라는 방증이라는 게 김 변호사의 생각이다. 그는 “청와대에서 관련 부대 문건을 찾아 올리라고 한 것은 (계엄 문건이) 하달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져와보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건의 ‘제한사항’ 부분에 들어 있는 ‘국민 권리ㆍ의무 침해 등 위헌 소지’ 부분도 국가기관의 공문서에 담길 수 없는 내용이라고 김 변호사는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부분을 보면 ‘국민 권리ㆍ의무 침해 등 위헌 소지는 있으나 (중략) 군의 직접적인 책임 무’라고 적혀 있다. 김 변호사는 “위헌적이라는 것은 고의로 국법질서를 문란시키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면서 “위헌인 걸 자기들이 알면서 그걸 적극 활용하고도 ‘우리가 직접 책임질 일은 없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문건 작성 경위를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는 문건 작성을 그저 통보만 받았을 것이라고 김 변호사는 분석했다. 국방부 장관의 결재를 받아야 할 문서라면 ‘보고자: 기무사령관’ ‘결재자: 국방부 장관’ 등 결재란이 있어야 하는데 문서 하단에 ‘국군기무사령부’라고만 적혀 있다. 김 변호사는 “‘나중에 이상한 소리를 하거나 헤매지 마시고 윗 선에서 결정 다 떨어졌으니 이렇게 가는 겁니다. 알고나 계세요’라는 의미”라며 “그러니 (한 전) 장관이 지금 횡설수설 갈팡질팡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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