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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너무 못생겨서...” 유튜브 여성 과학 강사에 때아닌 외모 악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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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만여건 분석해 보니
남성에 비해 외모ㆍ성적 내용 많아
여성 과학자 강좌 축소로 이어져
유튜브에서 과학이나 수학, 기술 관련 강의는 인기 주제로서 일부 인기 강좌는 구독자가수백만명에 달한다. 이런 강의 영상물의 댓글은 주로 강의 주제에 관한 것이지만, 여성 강사의 경우 사정은 조금 다르다. 이를 테면 “너무 못 생겨서 토할 뻔 했다”거나 “부엌에 가서 샌드위치 좀 만들어줘” 식으로 강의 주제와 상관 없이 강사의 외모 등을 언급하는 식의 부정적인 글들이 많이 달리는 것이다.
호주국립대의 이노오카 아마라세카라와 윌 그랜트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여성 과학 강사들이 남성들 보다 훨씬 더 팍팍한 온라인 환경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연구원은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학 강좌 370개를 고른 후 2만3,005건의 댓글을 분석한 결과 여성 강사의 경우 14%가 비판적인 댓글로서 남성(6%) 보다 훨씬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외모에 대한 얘기는 4.5%였고 성적인 내용을 다룬 댓글도 3%였다. 남성 강사의 경우에는 각각 1.4%, 0.25%였다. 남성이 운영하는 과학 강의에는 외모나 성적인 언급이 거의 없는 데 반해 여성 강사에 대해선 이런 시비가 잦은 것이다. 앞서 기술 관련 비영리 강연회인 테드 토크(TED talk)에 대한 2014년 연구 조사에서도 여성 강사의 경우 강의 주제와 무관한 강사 자체에 대한 댓글이 15.28%로 남성의 경우(9.84%)로 훨씬 높았다.
아마라세카라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의 인터뷰에서 “여성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때 불편한 환경에 대한 논의가 많이 있었는데, 과학과 관련해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알고 싶었다”며 “조사를 마칠 때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독자들의 반응은 결국 여성 과학자들이 유튜브에서 강의 영상물을 만드는 것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연구팀이 파악한 인기 과학 강좌 370개 중 여성 강사가 하는 강의는 32개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더 많은 데이터 확보를 위해 별도로 여성 강사가 운영하는 21개 강좌를 더 추가해야 했다.
‘브레인 크래프트’라는 채널을 운영하며 43만여명의 구독자를 갖고 있는 바네사 힐은 NYT에 “유튜브의 비판 댓글을 대하는 것은 매일 누군가가 내 책상에다 ‘넌 자격이 없다’거나 ‘네 목소리가 끔직하다’는 쪽지를 놓고 가는 것과 같다”며 “이는 여성들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거나 전문가 수준의 영상물을 만드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브레인 스쿱’이란 과학 채널을 운영중인 에밀리 그래즐리는 “유튜브 댓글란은 생산적인 대화를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며 “가장 논란이 심한 글들이 가장 위에 올라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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