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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 전 국정원장 “난민이 우리 딸들 빼앗아가고 있어”

입력
2018.07.13 13:30
수정
2018.07.13 16:52
김승규 전 국정원장이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김해=박서강기자
김승규 전 국정원장이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김해=박서강기자

김승규(74) 전 국정원장이 난민 관련 토론회에서 “난민들이 우리 딸들(한국 여성)을 빼앗아가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전 원장은 참여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가정보원장을 지냈고, 2017년 대선에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지지했다.

김 전 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진태 한국당 의원 주최로 열린 ‘난민대책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난민 정책을 비판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난민법에 대해 “국가에 큰 손해를 끼치고, 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은 법”이라 주장하며 불법체류자 문제를 우려했다. 난민 신청 때 심사 기간에 따라 최대 7년까지 국내 체류가 가능한데, 불법체류자들이 이를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 전 원장은 그러면서 한국 여성을 ‘딸’에 빗대 “난민이 우리 딸들을 빼앗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아들들(한국 남성) 장가도 못 가는 데, (난민들이) 딸들을 데리고 살려고 한다. 이미 많이 빼앗겼다”며 “(그래서) 장가도 못 간다. 베트남에서 (여성을) 데려오고 그런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의 말에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원장은 “전 세계에서 난민은 종교적, 인종적, 사회적 이유 등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법을 만들어 난민을 보호해줘야 하는 건 맞다”면서 진짜, 가짜 난민을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웃 나라 일본은 얼마나 국가가 단정한지 모르겠다. 난민 인정해서 철저하게 진짜 난민을 보호해주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사해서 난민 결정을 한다”며 “(반면) 가짜면 전부 내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이런 법을 국회의원들이 어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난민법의 문제점 및 개정방안 논의를 위한 국민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난민법의 문제점 및 개정방안 논의를 위한 국민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진태 의원도 난민 수용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뿐만 아니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범죄와 테러 문제로 난민을 거부하고 있는데 오히려 문재인 정부는 역행하며 친(親)난민정부를 자처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난민 신청만 해도 국민 혈세로 취업, 의료, 숙박에 교육까지 지원해야 한다”며 “국민들은 (이런 사실을) 납득하기 힘들다. 지금이라도 법무부 장관은 현행법에 따라 (난민들을) 강제퇴거 조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인 김 전 원장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법무부 장관을 지내고 이듬해 국가정보원장이 됐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졌으며, 국정원장 퇴임 후엔 기독교 계열 정당인 기독자유당에서 활동했다. 2017년 대선에선 홍준표 한국당 대표를 지지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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