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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소국의 투혼… “프랑스 뺀 전세계가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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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3연속 연장 치른 결승팀
두개의 심장 가진 듯 “더 뛰겠다”
선수들 강인한 체력·정신력 감동
인구 415만명, 서울 절반도 안돼
결승전 사상 두 번째 적은 인구
랭킹 20위, 결승전 팀 역대 최하
러시아월드컵 결승전 응원 구도는 ‘프랑스 vs 전 세계’가 될 거란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프랑스 국민 빼고 모두 크로아티아의 승리를 바랄 거란 의미다. ‘발칸 전사’들이 보여준 투혼은 그만큼 인상적이었다.
크로아티아는 12일(한국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대회 준결승에서 전반 5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3분 이반 페리시치(29ㆍ인터밀란)의 동점골에 이어 연장 후반 4분 마리오 만주키치(32ㆍ유벤투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 크로아티아는 오는 16일 0시 같은 장소에서 프랑스와 결승전을 치른다. 20년 전인 1998년 프랑스월드컵의 리턴매치다. 당시 프랑스가 크로아티아를 2-1로 누르고 결승에 올라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14일 오후 11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는 잉글랜드와 벨기에의 3,4위전이 펼쳐진다.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해 1993년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이 된 크로아티아 인구는 415만 명이다. 350만 명인 우루과이에 이어 월드컵 88년 역사상 두 번째 적은 인구로 결승 무대를 밟았다. 인구가 서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데 루카 모드리치(33ㆍ레알 마드리드)와 이반 라키티치(28ㆍ바르셀로나), 페리시치, 만주키치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인 크로아티아는 역대 월드컵 결승에 오른 나라 중 랭킹이 가장 낮다.
크로아티아는 16강, 8강에 이어 4강까지 연장 혈투를 소화했다. 8강에서 마르펠로 브로조비치(26ㆍ인터밀란) 대신 안드레이 크라마리치(27ㆍ호펜하임)가 들어간 걸 빼면 3경기 선발 멤버가 똑같다. 발칸 전사들은 마치 심장이 두 개라도 되는 것처럼 3경기 동안 132km, 139km, 143km를 지치지 않고 뛰었다. 잉글랜드와 준결승에서 즐라트코 다리치(52) 크로아티아 감독은 연장 들어가서야 4명의 선수를 교체했는데 이유를 묻자 “나도 당연히 일찍 선수 교체를 하려 했지만 모든 선수가 ‘더 뛸 수 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고 밝혔다. 크로아티아는 16강부터 4강까지 3경기 연속 연장을 치르고 결승까지 진출한 최초의 나라가 됐는데 이런 강인한 정신력이 뒷받침됐다.
결승을 앞두고 주요 베팅업체들은 일제히 6대4 정도로 프랑스(7위) 우세를 점치고 있다. 역대 전적도 3승2무로 프랑스가 앞선다.
체력적인 면에서도 프랑스가 유리하다. 연장 전ㆍ후반이 30분이니 크로아티아는 프랑스보다 한 경기(90분)를 더 뛴 셈이다. 반면 프랑스는 토너먼트 들어 연장이 아예 없었고 크로아티아보다 하루를 더 쉬었다. 더구나 크로아티아는 다른 팀보다 선수 엔트리가 1명 적다. 공격수 니콜라 칼리니치(30ㆍAC밀란)가 선발 명단에 들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감독 지시를 거부했다가 대회 초반 퇴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리치 감독은 “20년 전 관중석에서 프랑스월드컵 경기를 지켜봤다. 크로아티아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경기를 기억할 것”이라고 강한 설욕 의지를 드러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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