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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없는 제주관광 ‘겉만 번지르르’

입력
2018.07.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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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수입 증가 속 부가가치는 줄어 

 지난해 성장률도 ‘마이너스’로 전환 

 과당경쟁 등 원인 질적 성장 약화 

[저작권 한국일보]2010년 이후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제주관광산업이 외형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장률은 오히려 하락세로 전환됐다. 사진은 제주공항 내부 전경. 김영헌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2010년 이후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제주관광산업이 외형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장률은 오히려 하락세로 전환됐다. 사진은 제주공항 내부 전경. 김영헌 기자.

2010년 이후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제주관광산업이 외형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장률은 오히려 하락세로 전환됐다. 관광수입은 늘었지만 중간비용은 더 증가하면서 수익은 떨어지는 등 사실상 얼마 남지 않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관광수입은 5조6,000억원으로, 사드 사태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2016년에 비해 1,000억원 가량 늘었다. 반면 총산출액에서 중간비용을 뺀 ‘관광 부가가치’는 1조6,000억원으로, 2016년보다 1,000억원 감소했다. 관광객 1인당 부가가치도 지난해 11만2,000원으로, 2015년(11만9,000원)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역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관광 부가가치가 감소한 이유는 온라인 관광시장에서 할인판매 급증과 동종업체간 과당경쟁이 심화되면서 관광객에 대한 마진율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감소한 데다 일부 관광업체들이 외국인 모객을 위해 송객수수료 등 인센티브를 강화한 것도 부가가치를 감소시킨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드 배치 이후 외국인 관광수입은 전년보다 3,336억원 감소했고, 외국관광객 감소로 인해 총부가가치도 1,463억원 줄었다.

제주관광산업의 실질 성장률도 지난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성장률을 보면 2014년 15.7%를 정점으로 2015년 7.9%, 2016년 7.1%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6.1%를 기록했다.

제주관광산업 비중도 2015년까지는 농림어업에 이어 2위를 유지해왔지만, 2016년에는 농림어업(11.7%), 건설업(11.4%)에 이어 11.1%로 3위로 떨어졌다. 이어 지난해에는 10.0%로 더 떨어지는 등 도내 핵심산업으로서의 위상이 다소 위축됐다.

이처럼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 약화는 관광업체의 신규고용 효과 감소와 상대적으로 저임금이 지속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관광산업 신규 고용자 수는 908명으로, 2015년(3,637명)의 25% 수준에 그치는 등 신규 고용이 크게 감소했다. 또 관광업체의 1인당 연평균 임금은 1,680만원으로, 건설업(3,940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데다 제조업(2,420만원)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한은 제주본부는 “최근 제주지역 관광수입 증가에도 최근 3년간 관광 부가가치율이 줄어들고, 그 결과 성장률도 하락세로 전환하는 등 질적 성장이 약화하는 모습”이라며 “과당경쟁이 심한 업종은 렌터카 총량제와 같은 진입장벽을 높이는 방향을 검토하고, 송객 수수료 등 인센티브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관광상품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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