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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소년 끝까지 지킨 코치는 무국적 난민… 맨유 구장 못가

입력
2018.07.12 08:23

 미얀마에서 태국으로 이주해 국적없어…"국적 보유 절차 시작" 

태국 치앙라이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17일간의 '동굴 드라마'를 기적 같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사진은 동굴에 갇혔을 당시 엑까뽄 코치. 태국 네이비실 영상 캡처=연합뉴스
태국 치앙라이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17일간의 '동굴 드라마'를 기적 같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사진은 동굴에 갇혔을 당시 엑까뽄 코치. 태국 네이비실 영상 캡처=연합뉴스

태국 치앙마이 탐루엉 동굴에 17일간 갇혀있다가 구조된 유소년 축구팀 코치와 일부 선수가 무국적 상태라고 현지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이들이 소속된 축구클럽 '무 빠'(야생 멧돼지)의 창립자 놉빠랏 칸타봉은 엑까뽄 찬따웡(25) 코치가 현재 무국적 상태의 난민이라고 밝혔다.

또 영국 구조전문가가 이들의 생존을 처음 확인했을 당시에 촬영된 영상에서 영어 통역을 했던 아둔 삼온과 마크, 티로 불리는 소년 3명 역시 무국적자다.

동굴 속에서 먹을 것을 양보하는 등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엑까뽄 코치는 미얀마의 고향 마을에 감염병이 돌면서 어린 시절 고아가 됐고, 10살 때부터 사원에 들어가 승려 생활을 했다.

그러나 병든 조모를 부양하기 위해 사원에서 나온 뒤 태국 치앙마이의 매사이로 넘어와 축구팀 코치 일을 시작했다.

멧돼지 축구클럽의 영어 통역으로 더 유명해진 아둔은 미얀마 북동부 와주(州)에서 태국으로 들어왔다.

마약과 인신매매 등 범죄와 소수민족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아들을 키우고 싶지 않다는 부모의 결정에 따라 국경을 넘은 것이다.

미얀마, 캄보디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치앙라이 등 태국 북부 지역에는 이들처럼 소수민족 탄압이나 내전을 피해 국경을 건너 사는 난민이 적지 않다. 유엔 난민기구에 따르면 태국 내 난민 수는 48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유엔에 정식으로 난민 지위를 신청하거나 태국 국적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15일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초대장을 보내고, 잉글랜드 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홈구장인 올드 트래 포드로 이들을 초대했지만, 정식 여권이 없는 이들이 원칙적으로 해외여행을 할 수는 없다.

놉빠랏은 "국적을 갖는 것이 (무국적) 소년들의 가장 큰 희망이다. 과거에는 치앙라이 밖으로 원정경기를 하러 가는 것도 어려웠다"며 "국적이 없는 그들은 프로축구 선수가 될 수도 없다. 이들이 국적을 갖도록 하는 절차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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