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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몸 불태웠다”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 ‘성체’ 훼손 논란

입력
2018.07.11 15:43
수정
2018.07.11 19: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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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에 사진 올려

낙태죄 폐지 반대 등

천주교가 여성 억압 주장

천주교 “모독행위 묵과 못해”

수사 촉구 청와대 국민청원도

[저작권 한국일보] 10일 워마드 사이트에 올라온 '성체 훼손' 사진. 워마드 캡처
[저작권 한국일보] 10일 워마드 사이트에 올라온 '성체 훼손' 사진. 워마드 캡처

남성혐오 성향 인터넷 사이트 ‘워마드’에 천주교에서 예수의 몸으로 여기는 ‘성체(聖體)’를 훼손한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사진은 천주교가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등 여성을 억압한다는 주장과 함께 게시됐지만 표현이 너무 과격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워마드 사이트 자유게시판에는 ‘예수XXX 불태웠다’는 제목의 글이 10일 올라왔다. 글쓴이는 ‘성당에서 받아온 성체’라며 이를 빨간색 펜과 불로 훼손한 사진과 함께 ‘그냥 밀가루 구워서 만든 떡인데 이걸 천주교에서는 예수XX의 몸이라고 XX떨고 신성시한다’고 적었다. 천주교 신자들은 빵의 형태를 한 성체를 예수의 몸으로 여기고, 미사에서 성체를 받기 전 한 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할 만큼 신성시한다.

글쓴이는 해당 글에서 천주교를 ‘여성을 억압하는 종교’라 규정하고 비난을 퍼부었다. ‘최초의 인간이 여자라고 밝혀진 지가 언젠데 아직도 아담의 갈비뼈에서 나온 하와라는 소리나 전파하는 개독(개+기독교)들은 멸망해야 한다’라며 ‘천주교는 지금도 여자는 사제도 못하게 하고 낙태죄 폐지 절대 안 된다고 여성인권 정책마다 XXX떠는데 천주교를 존중해줘야 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도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대학생 정모(23)씨는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천주교에 대해 일부 여성이 불만을 가질 수는 있다”라면서도 “그렇다고 천주교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천주교에서 가장 신성시하는 상징을 훼손하는 건 사회에서 용인할 수 있는 비난의 수위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워마드 성체 훼손 사건 교황청과 주교회의가 함께 경찰 수사 촉구’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천주교계도 반발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성체 공개적 모독 및 훼손 행위는 절대 묵과할 수 없다”며 “신념을 표현하는 것은 자유롭게 허용되지만, 그것이 상식을 어긋나는 사회악이라면 마땅히 비판 받고 법적인 처벌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워마드가 게시물로 논란을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9일 사이트에는 잠 든 아버지에게 칼을 들이미는 사진과 함께 ‘자고 있을 때 죽여버리면 어쩔 거냐’는 글이 올라왔고, 8일엔 재판이 진행 중인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몰래카메라 사건’의 사진이 다시 게시됐다. 또 배우 김주혁,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이 숨졌을 때는 ‘한남충(한국남자와 벌레의 합성어)이 사망했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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