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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0만원만 주면 ‘맛집’ 만들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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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명 셰프가 모 방송사의 맛집 프로그램 섭외작가에게 받았다는 쪽지를 공개했다. 협찬 비용 770만 원만 내면 방송을 통해 ‘맛집’으로 홍보해주겠다는 내용인데, 이 셰프는 “770만 원을 준다고 해도 안 할 것 같은데, 되레 내라니”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강남에서 프랑스 레스토랑 ‘레스쁘아 뒤 이브’를 운영하는 임기학(41ㆍ사진) 셰프는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최근 방송을 앞둔 맛집 프로그램 작가로부터 받았다는 쪽지를 공개했다. 임 셰프는 2015년 레스토랑 평가업체 ‘블루리본 서베이’에서 외국 음식 부문 올해의 셰프로 선정되는 등 프랑스 요리 전문가로 유명하다.
쪽지에서 작가는 방송 전임에도 자사의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방송 출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홍보 효과를 언급했다. 작가는 “(방송은) 생방송 1번, 재방송 무조건 1회 이상 최대 3회까지 나가고, 방영 이후 네이버 TV캐스트 영상에 올라갈 수 있다”며 “또 (방송) MC들의 SNS 홍보로도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임 셰프가 정확히 어떤 요리를 하는지도 모르는 듯했다. 작가는 “(제가) 연락 드린 이유는 냉면 맛집으로 후기도 좋고, 맛집이라고 해서 연락 드렸다”며 “갑자기 편성되는 거라 최대한 빨리 연락 주시면 좋겠다”고 재촉했다. 임 셰프는 앞서 언급했듯 프랑스 요리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작가는 방송 출연에 따른 협찬 비용도 안내했다. 작가는 “옛날엔 1,000만원에서 1,500만원까지 협찬비용이 발생했는데, 요즘은 방송 제작비를 방송국에서 부담한다”며 “출연하는 업체는 협찬사로 포함돼 부가세 포함 770만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금 부담스러우시면 12개월 할부로 한달에 부가세 포함 64만원 정도 발생한다”며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홍보 효과로 도움 되실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셰프는 이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자신의 식당은 많이 알려져 더 홍보할 필요도 없는데,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쪽지를 보낸 것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임 셰프는 앞서 작가가 자신의 레스토랑을 ‘냉면 맛집’이라 설명한 것을 비꼬듯 “이상 ‘냉면 맛집’ 레스쁘아였다. 방송이란 게 결국 이런 건가”라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임 셰프의 글을 본 네티즌들도 ‘기가 막힌다’는 반응이었다. 한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이날 “협찬비에 할부 얘기를 보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방송작가를 사칭한 사기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왠지 내용이 사기 같다”며 “그냥 방송국 이름 팔고, 홍보 효과에 열 오른 외식업주 한 명만 걸려라, 하는 식 아니겠냐”는 댓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해당 프로그램 제작사 관계자는 “신입작가가 잘못 보낸 메일 내용을 임 셰프가 공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내용은 촬영 과정에서 장소 협찬 등 협찬 파트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고, 원래 임 셰프에게 보내려던 메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내용이 많이 와전됐다. 맛집 검증도 3개월의 기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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