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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기 막는다” 음원 사이트 새벽 실시간 차트 중단

입력
2018.07.09 19:15
수정
2018.07.0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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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사이트 멜론이 5분 단위로 제공하는 실시간 차트. 오는 11일부터 오전 1시~7시엔 운영이 중단된다.
음원사이트 멜론이 5분 단위로 제공하는 실시간 차트. 오는 11일부터 오전 1시~7시엔 운영이 중단된다.

멜론과 지니, 엠넷닷컴, 벅스 등 국내 6개 주요 음원 사이트가 차트 왜곡 논란의 진원지로 지목돼 온 새벽 시간 실시간 차트 운영을 중단한다. 새벽 시간 실시간 차트는 이용자가 거의 없는 시간에 특정 가수의 노래가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재생되면 다음날 차트 상위권에 올라 순위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9일 가온차트정책위원회(정책위)에 따르면 오는 11일부터 오전 1~7시에 6개 음원사이트에서 이른바 ‘차트 프리징(Chart Freezing)’을 실시한다. 이 시간대엔 ‘5분 차트’ 같은 실시간 차트와 이를 바탕으로 한 시간 뒤 순위 예측 등의 정보 노출을 모두 하지 않는다. 새벽 실시간 차트 운영 중단으로 과도한 경쟁을 막아 차트 왜곡을 막겠다는 취지다.

정책위는 새벽 실시간 차트 운영 중단의 이유를 “음원 소비량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심야 시간대를 노린 음원 사재기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사용자가 적은 새벽 시간대를 노려 특정 가수의 음원을 다량의 휴대폰과 PC를 이용해 불법 스트리밍(재생)해 순위를 올리는 식의 사재기를 막으려는 조처라는 설명이다.

정책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새벽 시간 실시간 차트 운영 중단 논의는 지난 4월 가수 닐로를 둘러싼 사재기 의혹이 불거졌을 때 시작됐다. 당시 닐로는 특별한 화제거리 없이 멜론 600위에서 톱10에 진입한 뒤 새벽 시간에 인기그룹 트와이스와 엑소의 유닛 그룹 첸백시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해 사재기 의혹이 불거졌고, 정책위는 새벽 시간 실시간 차트 중단을 지난달 협의했다. 정책위는 6개 음원서비스 사업자와 음반 제작자 그리고 국가 공인 가온차트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음원 사이트 한 관계자는 “실시간 차트는 애초 한 개의 아이디를 기준으로 1시간 동안 아무리 많이 스트리밍을 해도 시간당 1회로 집계한다”며 “불법 재생으로 인한 집계 오류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실시간 차트에 대한 외부의 불신이 커 새벽 시간에 한해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온차트를 운영하는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최광호 사무국장은 “심야시간대 음원 사재기 시도를 원천 차단하면 음원 차트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나아가 산업의 신뢰도가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새벽 시간에 한정해 실시간 차트 운영을 중단하는 게 차트 왜곡을 막는데 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대형 기획사 고위 관계자는 “실시간 차트를 아예 없애지 않으면 오전 1~7시를 피해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책위는 실시간 차트의 전면 폐지를 논의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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