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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미스코리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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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열린 ‘2018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는 올해의 미스코리아 7인이 탄생했다.
각 지역 예선과 약 한 달 간의 합숙을 거치며 미스코리아 왕관을 거머쥔 일곱 명의 미스코리아들.
대회를 마친 뒤 한결 편안한 모습으로 한국일보 E&B와 만난 2018 미스코리아들에게서 ‘이제는 말할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한국일보 E&B(이하 HI) : 2018 미스코리아가 된 걸 축하해요. 대회 다음 날 눈 떴을 때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송수현(2018 미스코리아 선) : 저절로 눈이 떠지더라고요.(웃음) 아침에 눈을 떴는데 순간 믿기지가 않아서 옆을 확인했어요. 같은 방에 묵었던 계령이가 있는 걸 보고 현실인 걸 깨달았죠. 지금도 제 기사가 뜨는 게 안 믿겨요. ‘이게 진짜 나인가?’ 싶기도 하고요.
임경민(2018 미스코리아 미) : 저도 처음에 눈을 뜨곤 ‘내가 왜 여기 있지?’ 하고 잠시 생각했어요.
김수민(2018 미스코리아 진) : 무대에 올랐던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져서 그런지 더 실감이 안 났던 것 같아요. 말 그대로 ‘휘리릭’ 끝나버려서... 대회가 끝나고 실시간 검색어에 제 이름이 뜬 것도 친구들이 메신저를 통해 알려줘서 알았어요. 무서워서 못 들어가 보겠더라고요.(웃음)
HI : 지역 예선부터 합숙까지, 오랜 시간을 거쳐 미스코리아에 선발됐어요. 시간이 길었던 만큼 힘든 시기도 있었을 것 같아요.
박채원(2018 미스코리아 미) : 의외의 대답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합숙이 체질이었어요.(웃음) 인도, 프랑스, 미국 등 여러 나라를 넘나들며 유학 생활을 했던 덕분인지 어디 놔둬도 잘 사는 것 같아요. 제 때 일어나고, 제 때 밥 주고. 여기만큼 좋은 데가 없다고 생각했었죠. 힘든 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
송수현 : 저도 크게 힘든 점은 없었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다른 후보들과 말을 할 기회가 적어서 더 친해지지 못했던 거예요. 참가번호가 붙어있지 않으면 거의 이야기를 못했거든요. 그래서 조 활동이 좋았던 것 같아요. 저희끼리 대기하는 시간이 유일하게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거든요.
HI : 생각보다 미스코리아들의 적응력이 상당한데요?! 합숙 중에도 끊임없는 경쟁을 하다 보니 힘들었을 거라 생각했어요.
이윤지(2018 미스코리아 미) : 저는 친구들에 대한 경쟁 스트레스 등으로 힘들진 않았던 것 같아요. 평소 남 보다는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타입이거든요. 그런 성격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송수현 : 자신을 많이 사랑하면 계속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HI : 또 궁금한 게 있어요. 다들 미스코리아 출전은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던 건가요? 지덕체를 모두 평가하는 대회다 보니 남다른 준비를 해 온 건지 궁금해요.
박채원 : 저는 대회 한 달 전에 출전을 결정했어요. 그 전에는 미스코리아 본선 대회 전에 지역 대회가 열리는 것도 몰랐었죠. 예전부터 우리나라 대표 미인대회인 미스코리아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해왔지만 체계적인 방식은 몰랐던 거죠. 그러다가 우연히 광고를 접하면 서 관심을 갖고 출전하게 됐어요. 대신 주변엔 출전 사실을 비밀로 했었어요. 만약 중간에 취업이 됐다면 출전의 기회도 자연스럽게 사라졌을 텐데, 어쩌면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이윤지 : 저는 지역대회를 한 시간 전에 지원했어요. 제 키가 166cm인데 미스코리아에 출전하기엔 작은 키라고 생각해서 지원할 생각을 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올해 96세이신 저희 할머니께서 제가 미스코리아에 나가봤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평소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이 아니신데 그런 말씀을 하시니 마음에 남기도 했고, 처음에는 재미 삼아 지원을 해봤어요. 서울 대회 때도 주변에 출전 사실을 말하지 않아서 부모님께서도 모르셨어요.(웃음) 그래서 메이크업도 직접 하고 대회에 참가했었죠. 돌이켜보면 저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HI :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하는 후일담도 있을까요?
송수현 : 사실 처음 입소식을 하고 합숙을 시작했을 때, ‘미스 대구 진’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스스로 품위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었어요.(웃음) 그래서 제 스스로를 억누르려고 했던 것 같아요. 미스코리아는 저에게 ‘모 아니면 도’였거든요. 제가 생각했던 미스코리아는 품위 있고 격식 있는 존재라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다 보여주면 안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래서 자기소개 때 ‘에라 모르겠다’ 하고 랩으로 자기소개를 한 뒤에도 후회를 했어요. 그런데 그 때 제 친 언니가 저에게 ‘후회할거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다 보여주고 난 뒤 후회해라’는 말을 해주더라고요. 그 이후로 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줬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예진(2018 미스코리아 선) : 이제야 말하지만, 합숙 중 있었던 사전 심사 당시에 너무 긴장한 나머지 아킬레스건까지 떨리더라고요. 심사위원 분들 앞에 서 있는데 떨리는 제 모습을 다 들킬 것 같다는 생각에 너무 부끄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HI : 미스코리아 선발이 되고 난 지금에서야 물어봐요. 각자 당초 예상했던 본인 등수가 있나요?
송수현 : 진짜 저를 잘 봐주신다면 미? 그런데 선으로 선발되는 영광을 얻었죠.
박채원 : 정확한 등수는 예상하기 어려웠지만, 상을 받을 거라곤 어느 정도 예상했어요.(웃음)
김계령(2018 미스코리아 미) : 본선에서는 최종 수상까지 이어질 거라고 생각 못했지만, 1차 심사 당시에는 본선에 올라갈 거라는 촉이 왔었죠.
임경민 : 정말요? 저는 오히려 떨어질 것 같았어요. 자신감도 점점 떨어지는 느낌이었고, 어느 순간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었죠.
HI : 올해 미스코리아 ‘진’이 된 수민 씨는 본인이 ‘진’으로 선발 될 거라는 예상을 했었나요?
김수민 : 정말 예상 하지 못했던 결과라고 밖에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선, 미 발표가 끝나고 최종 9인 중 ‘진’ 발표 만을 앞두고 있을 때 저보다 1차 심사 순위가 높은 분이 같이 계셨거든요. 그래서 ‘난 여기까지구나, 남은 시간 열심히 웃고 가자’ 하면서 모든 것을 놓고 서 있었어요. 다만 ‘설마’ 하는 일말의 기대감 때문에 살짝 떨리긴 했었죠.(웃음) 그런데 호명되는 번호가 10번 대로 시작하는 거예요. 남은 9명 중에 10번 대로 시작하는 번호는 저 밖에 없어서 그 순간 ‘나구나’ 하고 깨달았죠. 갑작스러운 수상 때문에 사실 수상 소감이 준비 돼 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순간 제일 처음 든 생각이었던 ‘왕관이 무겁다’는 말로 수상 소감을 시작했죠. 오히려 그 때가 제일 긴장됐던 것 같아요.
한편, 올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는 '진' 김수민을 비롯해 '선' 미스 대구 송수현·미스 서울 서예진, '미' 미스 경북 임경민·미스 경기 박채원·미스 인천 김계령·미스 서울 이윤지가 선발의 영예를 안았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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