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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때 죽으면 귀찮아” 日 간호사, 환자 연쇄살해 혐의

입력
2018.07.09 11:34
수정
2018.07.09 12:59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년 전 일본에서 일어난 환자 연속 사망사건의 용의자로 해당 병원 간호사가 체포됐다. 간호사는 계면활성제 성분의 소독액을 환자들에게 투입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경찰은 간호사로부터 “사망자들 외에도 20명의 환자들에게 소독액을 주입했다”는 진술을 확보, 추가 범행 여부를 수사 중이다.

7일 NHK 등은 2016년 9월 환자 48명이 3개월간 잇따라 사망하며 ‘연쇄살해’ 의혹이 제기됐던 요코하마(橫浜)시의 한 병원에서 당시 80대 환자 2명을 살해한 혐의로 이 병원 수간호사 출신인 구보키 아유미(久保木愛弓ㆍ31)가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아유미는 경찰 조사에서 “죄송한 일을 했다”며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유미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용의선상에 올랐지만,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었다. 그는 2016년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하지도 않은 일에 엮이게 돼 충격이다”, “빨리 범인을 찾아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유미가 링거로 계면활성제 성분 소독액을 투입해 환자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80대 사망 환자 2명의 몸에선 계면활성제 성분이 검출됐다. 계면활성제는 액체의 표면장력을 크게 저하시키는 물질로, 종류에 따라 독성이 강하다. 아유미는 범행 동기에 대해 “환자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는 게 보기 싫었고, 내가 근무할 때 환자가 죽으면 가족에게 이를 설명하는 일이 귀찮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유미로부터 “약 20명의 다른 환자들에게 계면활성제 성분의 소독액을 투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나머지 40여명의 사망에도 아유미가 연관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10년 전 간호사 자격을 취득한 아유미는 평소 동료들 사이에서 “성실하게, 담담하게 맡은 일을 잘 해낸다”는 평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유미의 한 과거 동료는 이날 NHK에 “몇몇 간호사들이 아유미에 대해 험담하는 걸 들은 적은 있다. 그러나 일을 실수 없이 해냈고, 성실했다”며 “누군가와 문제 일으키는 것 없이 사이 좋게 일하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아유미가 근무했던 요코하마의 병원 측은 “피해를 입은 환자, 유족께 깊이 사과 드린다”며 “철저한 약제 관리, 방범카메라 설치 등을 통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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