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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직 경찰 간부, 수배 중인 노조 간부 도피 도운 정황

입력
2018.07.09 04:40
수정
2018.07.09 07:3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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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 동창 사이… 원룸도 얻어줘 

광주경찰청 전경. 광주경찰정 제공
광주경찰청 전경. 광주경찰정 제공

현직 경찰 간부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채용 사기 사건으로 수배 중인 전 노조 간부의 도피행각을 도운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8일 기아차 광주공장에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지인 등 29명으로부터 19억원을 가로채 도주한 전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 부지회장 A(48ㆍ구속)씨의 도피 과정에 전남 여수경찰서 B경정이 개입한 혐의(범인도피 및 은닉)를 잡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경정은 올 1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여수에서 원룸을 얻어 도피행각을 벌이던 고교 동창인 A씨를 수 차례 만났다. B경정은 또 A씨가 “방을 구해달라”고 부쳐준 돈으로 도피장소로 쓸 원룸을 직접 얻어 주기도 했다. B경정은 이 과정에서 A씨가 기아차 광주공장 채용사기에 연루된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B경정은 3월쯤 A씨를 뒤쫓던 경찰로부터 A씨의 행방을 추궁 받자 “모른다”고 잡아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수배범의 위치와 연락처를 알고 있으면서도 범인을 체포하지 않으면 부작위에 의한 범인은닉죄나 범인도피죄에 해당한다.

앞서 A씨는 2015년 5월부터 기아차 고위 간부와 친분을 과시하며 지인 등을 상대로 취업사기를 벌이다가 지난해 12월 초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무단 결근한 뒤 서울과 전남 목포 등지에서 도피생활을 해왔다. 경찰은 A씨의 행적을 찾지 못하자 4월 9일 A씨를 사기 혐의로 전국에 지명수배했고, 지난 5일 여수에서 수배 전단지를 본 시민의 제보를 받고 A씨를 체포했다. A씨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B경정은 이튿날인 6일 경찰에 자수서를 냈다.

경찰은 조만간 B경정을 소환해 A씨의 도피행각에 개입한 경위와, A씨의 기아차 채용사기 행각에 연루돼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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