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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미국 요구가 강도 같다면 전 세계가 강도”

입력
2018.07.08 17:15
수정
2018.07.0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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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마치고 일본서 3국 외무회담

“최대한 압박” 표현도 다시 사용

빅터 차 “돼지에 립스틱 칠하듯

폼페이오 아무 성과 없이 포장만”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 고노 다로 일본 외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 고노 다로 일본 외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8일 북미 고위급 후속협상의 진전을 강조하면서도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확인할 때까지는 대북 제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날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판한 북한 외무성 담화에는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은 것이라면 전 세계가 강도인 셈”이라고 반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장관과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고노 장관과 별도의 회담을 가진 직후 트위터를 통해 “일본과 ‘최대한의 압박’의 유지를 논의했다” 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이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이란 표현은 더 이상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한 것과 대비되는 발언이다. 북한이 후속 협상 과정에서 미국과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는 데다 최근 대북 제재를 완화하려는 기색이 완연한 중국에 대한 견제구로 해석된다. 미국은 판을 깨지는 않겠지만 일단 실무협상을 이어가면서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해 고강도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6~7일 북한 측과 ‘완전한 비핵화’가 의미하는 범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 대상과 관련해선 “무기, 핵 농축시설, 생산 시설 등을 다 포함하고 무기와 미사일을 포함한 포괄적인 의미”라며 “북한도 이를 이해하고 있으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도 검증 없는 비핵화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의 진전은 고무적이지만 이것만으로는 기존의 제재 조치 완화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북한의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를 압박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뉴욕타임스는 “폼페이오 장관이 처음으로 1박 2일을 보냈지만 세 번의 방북 중 결실이 가장 적었다”고 혹평했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폼페이오 장관이 진전을 이뤘다고 했지만, 돼지에게 립스틱 칠하기 같은 포장”이라며 “아무 결과도 생산하지 못한 것으로 들렸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미일 외무장관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를 공유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하는 데 3국 간 공조를 재확인했다. 강 장관은 “한국은 북미 간 향후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협상 진행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완전한 비핵화는 완전한 핵 무기, 물질, 시설, 공장의 폐기이며 이것은 명확히 정해진 목표”라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때까지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중지는 양국 간 합의에 의한 것으로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추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노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재확인했다”며 “유엔 안보리의 결의는 북한의 CVID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CVID에는 모든 사정거리의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의 폐기를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북미 협상이 제대로 진전할 수 있게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 안보리 결의에 기반한 경제 제재를 확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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