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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지사 ‘폭우 쏟아지는 날’ 수천만원 들여 취임행사 논란

입력
2018.07.0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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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미래비전인 평화와 번영 알려야 한다고 생각”

최문순 강원지사가 2일 춘천 몸짓극장에서 남북평화경제 구축 등 민선 7기 도정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강원도 제공
최문순 강원지사가 2일 춘천 몸짓극장에서 남북평화경제 구축 등 민선 7기 도정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강원도 제공

‘평화와 번영 강원시대’를 슬로건으로 한 최문순 3기 강원도정이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그러나 집중호우와 태풍의 한반도 북상 소식이 예보된 날 굳이 예산을 들여 취임행사를 열었어야 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 지사는 2일 오전 춘천시 효자동 몸짓극장에서 민선 7기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에 불어온 새 바람은 강원도 발전의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안보 불안과 대립, 고립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번영, 성장과 복지가 공존하는 강원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 지사는 이날 남북교류를 통한 평화경제를 비롯해 ▦대륙으로 향하는 북방경제 실현 ▦4차 산업혁명 선도 산업 육성 ▦일자리, 경제, 사람중심 정책 ▦포스트 올림픽을 위한 관광ㆍ문화기반 중심 등 다섯 가지 도정 목표를 제시했다. 강릉에서 고성 제진을 잇는 동해선 철도 조기 착공을 이끌어내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어 2020년까지 경제성장률 3%와 1인당 지역 내 총생산(GRDP) 3만 달러 달성 등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2일 춘천 몸짓극장에서 열린 민선7기 강원도정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도정목표 등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2일 춘천 몸짓극장에서 열린 민선7기 강원도정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도정목표 등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이날 최 지사와 강원도는 집중호우와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의 북상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수천만원을 들여 취임행사를 열어 논란을 빚었다. 전국적으로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취임식을 갖지 않거나 간소화한 뒤 재난상활실이나 취약지구 방문으로 민선 7기 첫 행보를 시작한 것과 대조적이다. 강원도내에선 춘천ㆍ태백시장과 홍천ㆍ영월ㆍ정선군수가 취임식을 취소했다.

최 지사의 취임식이 열린 이날 오전 정선 가리왕산 올림픽 알파인경기장은 산사태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비상근무 인력이 투입된 상태였다. 강원도는 앞서 지난 1일 오후 2시부터 호우 및 태풍비해를 대비한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에 들어갔다.

강원도는 홀로그램과 LED조명 등 첨단 프로젝트 맵핑 기법을 동원한 영상제작비와 몸짓극장 대관료, 장비 임대비용 등 이날 취임행사에 5,000만원 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행사가 진행된 시간은 30분 남짓이었다.

이에 대해 최 지사는 “내부에서도 행사를 취소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강원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지역이 아니고, 평화와 번영이라는 메시지를 도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취임 기자회견을 갖게 됐다”고 해명했다. 최 지사는 또 “재난안전실을 방문하지는 않았으나 계속 통화를 해 보고를 받고 있었다. 평소에 늘 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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