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음란영상 촬영한 경찰 해임은 위법" 왜?

입력
2018.07.02 07:37
수정
2018.07.02 07:37
게티이미지뱅크

음란행위를 하는 모습을 찍어 타인에게 보내 해임된 경찰관에 대한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해당 행위가 범죄로 볼 수 없고, 사적인 영역에서 이뤄진 행위라는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박형순)는 A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몸캠피싱' 사기사건을 수사하던 중 피의자의 휴대전화에서 경찰관 A씨의 음란행위 동영상을 확인하고 감찰에 착수했다.

A씨는 SNS에서 여성을 가장한 남성이 서로 영상을 찍어 교환하자고 제안하자 지구대 화장실에서 근무복을 입은 채로 음란영상을 찍어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Δ음란행위 동영상을 찍어 타인에게 보낸 행위 Δ주간근무를 알고도 출근하지 않은 행위 등에 대해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성실 의무, 복종 의무,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A씨를 해임 처분했다. 이에 A씨는 해임 처분의 감정을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소청심사위원회는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사적 영역에 속하는 행위로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출근시간 미준수를 결근으로 오인했다"며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 측은 "해임 처분은 적정한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행해진 것으로 적법하다"며 맞섰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해임 처분에는 일부 사실오인이 있을 뿐만 아니라 A씨의 비행 정도에 비춰 지나치게 과중한 처분"이라며 "비례원칙을 위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의 행위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고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 이뤄진 것으로 그 자체로 비난 가능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A씨가 근무복을 착용한 상태에서 한 행위는 경찰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로 볼 수는 있지만 의무 위반의 정도가 심해 공무원직을 박탈하는 처분을 받을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가 출근시간을 준수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무단결근한 사실은 없다"며 "해임 처분에는 행위에 관한 사실 오인의 잘못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이 보도되면서 경찰공무원의 품위가 손상됐다고 볼 여지는 있다"면서도 "이는 수사나 감찰 과정에서 작성된 문서가 내부 전산망에서 유출됐다가 언론에 노출된 것으로 A씨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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