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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패배에 ‘멘붕’한 독일… “99분간 고문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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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감사한다.”
“99분간의 고문이었다.”
28일(한국시간) 러시아월드컵 한국전 패배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독일 언론의 반응은 그야말로 ‘멘붕(멘탈붕괴)’이다. 빌트지는 평론가 발언을 인용해 한국전을 “99분간의 고문”이라고 혹평했고,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는 “정신 차릴 기회를 준 한국에 감사한다”며 독일 대표팀을 향해 쓴 소리를 날렸다. 독일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1938년 이후 처음이고, 아시아 국가에 2번 이상 패배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빌트지는 이날 독일 ZDF 방송에 출연한 현지 유명 축구해설가 벨라 리티의 발언을 소개하며 한국전은 “99분간의 고문 같았다”고 보도했다. 리티는 독일 대표팀의 조별리그 탈락을 “순수한 절망”이라 표현한 뒤 한국전이 패배로 끝나자 “99분간의 고문이 이제야 막을 내렸다”고 표현했다. 리티는 독일 대표팀이 크로스에만 의존하는 등 전반적으로 안일한 경기 내용을 보였다며 일부 선수의 플레이를 두고 “슬로 모션이 아닌 실제 그림”이라고 지적했다.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는 한 술 더 떠 한국 대표팀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독일 대표팀에게 정신 차릴 기회를 줘서 고맙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한국전 패배가 “정직한 결과였다”며 “패배의 책임은 전적으로 독일 대표팀에 있다. 불운이거나 축구의 신이 독일을 외면했기 때문이 아니다”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 “독일팀은 한국전 패배를 계기로 깨어나야 한다”며 “이 놀라운 모닝콜을 준 한국팀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전 패배가 예상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디 벨트는 독일 대표팀이 지난해 10월 아일랜드, 아제르바이잔에게 각각 3대1, 5대1의 승리를 거둔 뒤 월드컵 개막 전까지 총 6차례 평가전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사실을 지적하며 “그것(한국전 패배)은 어쩌면 계시였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러시아에서 독일은 ‘디펜딩 챔피언’의 모습을 전혀 보여 주지 못 했다”며 “(한국팀에 비해) 아무리 높은 공 점유율을 보여줬다고 해도 득점하지 못 하면 무슨 소용이냐”고 꼬집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독일 대표팀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1938년 프랑스 대회 이후 무려 80년 만이다. 더구나 독일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강호 브라질을 7대1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린 디펜딩 챔피언(전 대회 우승팀)이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승리로 값진 기록을 여럿 남겼다. 독일에 두 차례 이상 승리를 거둔 유일한 아시아 국가로 기록됐고,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을 꺾은 최초의 아시아 국가가 됐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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