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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여고생 시신으로… ‘아빠 친구’ 차량 머무른 인근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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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8일 만에 야산 정상부근서
풀ㆍ나뭇가지로 눈에 안띄게 덮여
옷 상당부분 벗겨지고 부패 진행
당일 착용 청바지ㆍ운동화 안 나와
경찰, 국과수에 신원파악 의뢰
전남 강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아빠 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섰던 여고생이 실종 8일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신은 용의자 차량이 주차된 지점에서 도보로 30분 정도 거리의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 정상부근에서 발견됐다.
24일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3분쯤 강진군 도암면 지석마을 뒷산 매봉산 정상(250m) 반대편으로 50m 내려간 지점에서 실종된 A(16ㆍ고1)양 시신을 수색에 참여한 서울경찰청 소속 체취견(마리노이즈)이 발견했다. 체취견은 사람 냄새를 맡도록 전문적으로 훈련된 경찰견으로, 실종자나 범죄 현장 수색에 투입된다. 개의 후각 세포는 인간의 44배나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옷이 발가벗겨진 알몸 상태였으며 사람 눈에 띄지 않게 풀과 나뭇가지로 위장돼 있었으며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A양 것으로 추정되는 립글로즈 1점을 발견했다. A양이 집에 나설 당시 청바지와 운동화를 착용했으나 현장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시신은 강진의료원에 안치됐다.
시신 발견 장소는 A양 아빠의 친구이자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김모(51ㆍ사망)씨의 고향마을에서 가까운 곳으로 A양 실종 당일 김씨 차량이 2시간40여분 가량 머무른 곳이다.
경찰은 시신 발견 지점이 수풀로 우거져 있고 사람 통행이 없는 지역인 점 등으로 미뤄 김씨가 A양을 데리고 현장까지 걸어 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양은 16일 오후 1시38분쯤 “아버지 친구가 소개해준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해남 방면으로 가고 있다”며 친구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를 보낸 뒤 2시간30여분만인 오후 4시24분쯤 휴대전화 전원이 꺼지며 행적이 사라졌다. 전날에도 “내일 아르바이트를 가는데 위험한 일이 생기면 신고해달라”는 메신저를 친구에게 보내기도 했다.
경찰이 112 종합상황실을 통해 실종 신고를 접수한 시각은 17일 오전 0시57분이다. 딸이 귀가하지 않고 연락도 닿지 않자 A양 어머니는 수소문 해 아르바이트를 소개시켜주겠다고 딸을 만난 김씨 집을 찾아갔지만 수상하다고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시15분쯤 김씨 집을 찾았으나 그는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달아난 뒤 행방을 감췄다. 경찰은 김씨 집과 차량, 인접한 소유지 등을 조사했지만 A양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김씨는 17일 오전 6시17분쯤 자택과 약 1㎞ 떨어진 철도 한 공사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그 동안 실종 신고가 접수된 이후 9일째인 이날까지 9,000여명의 인원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다. 이날도 9개 중대 경력과 주민 등 800여명과 육군31사단 체취견 2마리와 경찰견 8마리, 헬기 1대, 드론 2대 등 수색장비도 투입해 A양의 마지막 휴대전화 신호가 확인된 강진군 도암면 야산 일대를 샅샅이 수색해왔다.
경찰은 김씨가 A양을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여왔으나 사건의 열쇠를 지닌 김씨가 자살,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경찰은 A양 시신에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신원을 식별하기 어렵다고 판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신원파악을 의뢰했다.
강진=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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