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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고 동문 매치서 승리한 권오봉 여수시장 당선인

입력
2018.06.14 18:56
민주당 경선참여ㆍ포기ㆍ탈당 거쳐 무소속으로 승부 띄워 이변 연출 선거 초반 민주당 후보에 뒤쳐졌으나 35년 행정경험 앞세워 민심 파고들어
권오봉(58) 전남 여수시장 당선인과 부인 김수정 여사가 지지자로부터 축하화환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오봉 당선인 선거사무소 제공.
권오봉(58) 전남 여수시장 당선인과 부인 김수정 여사가 지지자로부터 축하화환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오봉 당선인 선거사무소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로 집권여당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전남 여수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권오봉(58)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더불어민주당 권세도(59)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권 당선인은 이번 6ㆍ13지방선거에서 유효투표수 15만1,048표 중 7만8,834표(52.19%)를 득표해 6만9,074표(45.72%)를 얻은 권세도 후보를 9,760표(6.47%) 차로 누르고 이변을 연출했다. 이로써 권 당선인은 민주당 텃밭에서 무소속 돌풍의 주역이 됐다.

권 당선인은 당초 주철현 시장과 권세도 후보가 나선 민주당 경선에 참가했으나 불공정하고 비전이 없다고 판단해 경선을 포기하고 민주당을 탈당, 이후 무소속 출마로 선회한 뒤 힘든 여정을 시작했다. 당시 권 당선인이 빠진 민주당 경선에서는 3명의 후보 가운데 줄곧 1강을 유지했던 주철현 시장에 대한 견제 심리와 친인척 비리 등이 작용해 경찰서장 출신의 권세도 후보가 공천권을 따냈다. 권오봉(27회) 당선인은 주철현(28회) 시장과 권세도(25회) 후보와 여수고 동문 출신이다.

선거운동 초반 권 당선인은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권세도 후보에게 각종 여론조사에서 큰 격차로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35년 행정 경험과 경제전문가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민심 곳곳을 파고들었다. TV토론회에서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과 예산 대책 등을 전문가 시각에서 차분하고 논리 정연하게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권 당선인에게 여론이 급속히 쏠리자 선거 막바지에 상대 후보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시절 외유성 출장 논란을 제기하는 등 파상 공세가 이어졌고 두 후보는 비난전과 고소고발로 치달았다. 권세도 후보 측에서는 추미애 당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표창원ㆍ송영길ㆍ박범계 의원 등 중앙당의 지원을 받으며 총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당대표까지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판세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민주당 경선 참가, 경선 포기, 탈당, 무소속 출마라는 승부수를 띄운 권 당선인의 선택은 이변을 낳았다는 평가다.

정통 행정관료 출신인 권 당선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통이다.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행정대학원에서 도시개발행정학과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행정고시(26회)를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노무현대통령 인수위 파견(2002), 기획재정부 재정정책국장, 전남도 경제부지사, 이낙연 전남도지사 경제특보,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을 지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시장이 찾아가는 사랑방 좌담회, 산단 기업 지역인재 채용비율 및 지역제품 구미비율 확대, 맞춤 복지정책 시행으로 복지사각지대 해소, 교통 체증ㆍ주차 고통 없는 여수시 건설, 여수시 역사박물관 건립 등 5개 핵심 정책을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권 당선인은 “시민의 선택은 깨끗한 행정 그리고 전문성을 발휘해 여수를 발전시키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여수의 현안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미래 비전과 중장기 과제를 풀어 나가겠다”며 “경제 활력 회복에 중점을 두고 산단의 인재채용을 확대하고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수=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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