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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의 지도자’ 벗어던진 김정은… 과감한 스킨십으로 친근감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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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세기의 담판’에서 다소 긴장한 가운데에서도 당당한 태도로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이는데 주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성사된 북미 정상회담을 ‘공상과학(SF)영화’로 표현하며 우스갯소리를 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등을 쓰다듬는 과감한 스킨십으로 친근감을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 마련된 회담장에 사회주의 국가의 지도자를 상징하는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나타나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처음으로 서방 외교무대에 데뷔한 김 위원장은 회담장에 도착 직전까지도 서류를 검토한 듯 직접 서류철을 허리춤에 끼고 안경을 벗으며 차에서 내렸다. 호텔 입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첫 대면 시만 해도 긴장한 기색이 엿보였던 김 위원장은 금세 미소를 짓는 등 여유를 보였다. 1984년생으로 ‘젊은 지도자’인 김 위원장은 악수와 기념촬영을 마치고 걸어가며 자신보다 38살이나 많은 트럼프 대통령의 팔에 손을 올리는 등 친근한 제스처를 선보이기도 했다. 회담장 안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발언을 하는 동안 한 팔을 탁자에 올리고 연신 그를 쳐다보며 눈을 마주쳤다.
김 위원장은 몸짓뿐 아니라 ‘발언’ 역시 과감하고 거침없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을 앞둔 모두발언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했다. 이 발언을 두고 남북 분단 이후 70년간 계속된 북미 간 대립에 과거 북한의 대미 외교 방식에도 책임이 있음을 인정한 일종의 ‘자아비판’이 아냐는 추정이 나왔다. 또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많은 이들이 이번 회담을 일종의 판타지나 SF 영화로 생각할 것"이라고 농담을 섞어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주 훌륭한 관계를 맺을 것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이란 언급을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하하하"하고 너털웃음을 터트리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북미정상회담 공동 합의문에 서명한 후 나서면서 트럼프의 등을 가볍게 쓰다듬기도 했다. 전날 밤에는 싱가포르에 도착한 후 깜짝 외출해 마리나베이에 있는 식물원이나 머라이언 파크 등 명소들을 둘러보며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 등과 '셀카'를 찍는 등 대중 노출을 꺼리지 않는 모습도 김 위원장의 여유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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