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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순자산 12억 비결 “한 종목만 1~2년 꾸준히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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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주식 한다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주식으로 돈 좀 벌었다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초반엔 반짝 벌어도 나중엔 결국 원금까지 까먹은 실패담이 더 많다. 정말 평범한 직장인이 주식으로 돈을 좀 버는 것은 불가능할까. 지방의 한 공기업에서 근무하다 지금은 중소기업 동아항업의 월급쟁이인 최금식(44)씨는 그렇지 않다는 증거다. 그는 지난 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마치 진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사실 직장인은 이렇게 하면 오히려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단언했다. 최씨는 “한 바구니에 1,2개 종목만 담아 해당 주식을 몇 년에 걸쳐 꾸준히 사들이는 장기 분할매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종목이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주식시장의 속성상 연간 1,2번씩은 반드시 수익을 낼 기회가 생기는 만큼 이를 노려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실제로 최씨가 그랬다. 스무살 때부터 주식투자에 나선 그는 15년 가까이 단기 투자(단타)만 고집했다. 하지만 결과는 항상 좋지 않았다. 이후 한 종목에만 장기 투자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2009년 MP3 기업 아이리버 주식 한 종목만 1년 넘게 사들여 6,000만원의 투자수익을 올리면서 본인의 투자 방식에 확신을 갖게 됐다. 그러나 잠시 초심을 잃고 케드콤이란 회사에 단기 수익을 노리고 들어갔다 회사가 상장 폐지되며 번 돈을 모두 까먹기도 했다. 그는 2010년부터 다시 자신의 투자 원칙으로 돌아갔고, 그 결과 8년 연속 연 30% 넘는 수익을 내면서 마이너스 4,000만원이었던 순자산이 12억원으로 불어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장기투자와 분할매수 투자원칙을 세운 계기가 뭔가.
“2000년 PC로 주식매매를 할 수 있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나오면서 투자를 본격화했다. 주가 움직임이 빠른 종목을 골라내 초단시간에 매수ㆍ매도하는 데이트레이닝에 매달렸다. 차트분석을 기초로 매일 수십개 종목을 뒤지며 지냈다. 운 좋게 단타로 큰 돈을 번 적도 있지만 이렇게 번 돈은 항상 더 큰 손실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단타 매매에 넌더리가 났다. 지나고 나서 보니 모든 주식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만큼 어떤 종목으로도 결국은 수익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부터 장기ㆍ분할투자만 고수했다.”
-장기투자ㆍ분할매수의 중요성은 누구나 아는 것 아닌가.
“스스로 장기투자ㆍ분할매수로 투자 성공을 거둬봐야 그 중요성을 깨닫고 그 과정에서 자기에게 맞는 투자 방식을 찾을 수 있다. 직장인 입장에서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장기투자다. 1,2년 뒤 수익을 실현한다고 생각하고 투자에 나서란 얘기다. 주식투자의 기본기는 올바른 종목선정과 기다림으로 압축할 수 있다. 때문에 종목 하나를 골랐다면 매일 몇 시간씩 차트를 보고 있을 게 아니라 매달 해당 주식을 분할매수해 저가에 끌어 모은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 2008년 투자원칙을 장기투자ㆍ분할매수 방식으로 바꾼 뒤 처음으로 산 주식이 아이리버다. 최소 3년은 망하지 않을 재무상태를 갖췄고 3년 이상 주가가 떨어져 충분히 바닥을 다졌다고 판단해서였다. 당시 4,000원이던 주식을 매달 분할매수 하다 보니 3만주 넘는 주식을 갖게 됐다. 2008년 종합주가지수가 반토막날 때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2009년 4월 결국 상승했고 이때 주식을 팔아 생애 처음으로 의미를 부여할 만한 투자수익(6,000만원)을 거뒀다.”
-결국 한 우물만 파란 이야기인가.
“분산투자는 투자원금이 수억원도 넘는 투자자에게나 해당한다. 투자원금이 1억원 미만인 일반 직장인이라면 한 두 종목만 몇 년간 꾸준히 분할매수 하는 게 투자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이다. 한 두 종목에 투자금이 모두 들어가는 만큼 더욱 신중하게 투자하게 된다. 2010년 코오롱생명과학 투자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자산이라곤 -4,000만원대인 마이너스 통장이 전부였는데, 다달이 들어오는 월급 300만원 중 150만원을 코오롱생명과학 주식을 분할매수하는 데 썼다. 분할매수 하는 동안 바닥이 완성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1년8개월 동안 꾸준히 주식을 사들여 대략 1,600주를 보유했다. 주가는 2011년 중반부터 바닥을 다지기 시작해 2012년 4월부터 수익 구간에 들어갔다. 2012년 7월 매도해 한 종목으로 1억3,000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수익률이 153%에 달했다. 2010년부터 이런 식으로 매년 연 30% 넘는 수익을 거뒀다.”
-주가가 항상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장기간 횡보하는 종목도 장기 분할매수 방식이 통하나.
“무조건 이 방법이 최선이란 얘기는 아니다. 다만 직장인의 경우 주식 투자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식투자에서 백발백중의 명사수가 될 필요는 없다. 1년 간 과녁에 한 발의 화살만 맞히면 된다. 대주주 비리 등으로 기업 자체가 망가지지 않는 이상 당장 손실이 났다고 해서 손절매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중요한 건 꾸준히 저가매수 하겠다는 의지다.”
-중요한 건 종목 선정인 거 같은데 비결이 있나.
“주식투자를 못하는 게 차트 분석과 같은 기술이 떨어져서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 어느 누구도 향후 주가를 정확히 전망하진 못한다. 기술적 분석을 맹신하지 말라. 우선 기업가치를 철저히 봐야 한다. 종목을 고를 때 재무적으로 3년 내 문제가 생길 여지가 없는 지 우선 살핀다. 또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싼지, 그러면서 수년간 주가가 조정을 받은 기업에서 기회를 찾는 게 유리하다. 대주주 지분율이 안정권에 있는 기업도 참고할 만하다. 그만큼 책임 경영을 하기 때문이다. 가치투자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전업투자자로 전향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나.
“주식으로 큰 손해를 본 뒤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당시 다니던 공기업에서 매달 안정적인 월급이 나왔기 때문이다. 우선 좋은 직장을 구하려는 노력을 먼저 한 뒤 투자에 나서라고 조언하고 싶다. 주식은 7할이 기다림이다. 한 번 종목을 고르면 당분간 손 쓸게 없다. 굳이 전업투자자로 전향할 이유가 없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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