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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원주택 꿈꿨는데… 곳곳 하자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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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동백동 단지형 다세대주택
입주 예정자들 “과장 분양” 반발
근린공원은 견본과 면적 다르고
출입구, 높이 1m 불과해 사고 우려
건설사 “입주자 협의ㆍ민원 처리 중”
아이들 건강을 위해 전원생활을 꿈꿔오던 A(43)씨는 지난해 5월 라온건설㈜이 경기 용인시 동백동에 건설 중이던 단지형 다세대주택(전용면적 84㎡)을 4억9,000여만원에 분양받았다. 석성산 등 녹지로 둘러 쌓여 있고 모든 세대(133세대)에 마당과 옥상, 테라스가 별도 조성돼 독립된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서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시행사인 ㈜동백테라스파크 등이 입주예정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사전 점검에서 A씨의 기대는 분노로 바뀌었다. 견본주택에 버젓이 표시됐던 ‘근린공원’은 ‘경관녹지’에 불과했고 일부 세대는 아예 이사차량과 사다리차 진출입이 불가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큰 가구나 세탁기, 냉장고 등을 황당하게도 모두 손으로 들어올려 옮겨야 한다는 뜻이었다.
집안을 드나들 주 출입구는 1m 남짓한 폭에 오르막 계단식으로 만들어져 한 사람이 다니기에도 벅찬 상태였다. 높이는 1.47~1.78m에 불과, 주의하지 않으면 머리를 다칠 위험도 컸다. A씨는 “전체 세대 중 77세대가 1층에 주차를 하고 계단을 통해 2층 집안으로 들어가는 구조인데, 마치 다락방을 올라가는 심정이었다”고 혀를 찼다.
내부도 문제가 심각했다. 현관문부터 벽면, 신발장, 천장, 욕실 등이 하자투성이였던 것이다. 화장실에 설치된 콘센트는 변기 물통에 일부가 막혀 무용지물이었고 마감재 등은 틀어지고 어긋나기 예사였다.
심지어 이웃 세대에서는 붙박이장 안에서 인분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또 다른 세대는 부엌 싱크대 배수구가 콘크리트로 마감 처리되듯 막혀 물이 내려가지도 않았다. 당시 라온건설 관계자가 “비도 많이 와 공사기간을 맞추기 어려웠다. 인분이 나온 가구는 바꾸겠다”며 사과할 정도였다고 한다.
A씨 등 입주예정자들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계약해지 소송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선량한 피해자가 이어지지 않도록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식의 건설사 횡포를 정부가 나서서 엄벌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시공사 측은 입주자모집공고 때 ‘일부 세대는 이사 시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면서도 필요하면 추가 비용을 부담, 이사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자 등 민원도 서둘러 처리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라온건설 관계자는 6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입주예정자들과 협의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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