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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싱가포르 숙소는 세인트 레지스 호텔?

입력
2018.06.03 15:42
4면

“시진핑, 양안회담 때 머물러

전례 참고하지 않겠냐” 관측

호텔 “12일 예약이 꽉 찼다”

북미 정상회담 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거론되고 있는 싱가포르의 세인트 레지스 호텔 로비. 싱가포르=조영빈 기자
북미 정상회담 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거론되고 있는 싱가포르의 세인트 레지스 호텔 로비. 싱가포르=조영빈 기자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세인트 레지스 호텔이 주목 받고 있다.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과의 양안(兩岸)회담을 가졌을 당시 이 곳에 머물렀다는 전례를 참고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서다.

3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 정상회담 의전 분야 협상에 참가하고 있었던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은 1일 북측 협상팀 숙소인 풀러턴 호텔을 빠져 나와 이 호텔을 두 시간가량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이 이틀 이상 열릴 경우를 대비해 김 위원장이 머물 숙소를 답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싱가포르 현지 정보당국도 세인트 레지스 호텔을 김 위원장이 쓸 유력한 숙소로 보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2015년 11월 양안 정상회담 당시 시진핑 주석이 이곳에 투숙했다”고 말했다. 주요국 정상이 머문 만큼 보안이 검증됐고, 양안회담 당시 중국 최고 지도자가 사용했던 숙소라는 상징성도 챙길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그러나 “김 위원장 신변 안전을 최고 우선순위로 둘 북한 입장에선 이미 숙소로 거론된 호텔을 사용하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싱가포르 중심 번화가인 탕린 로드에 위치한 세인트 레지스 호텔 1층 로비에 들어서자 특급 호텔답게 깨끗한 대리석 바닥부터 눈에 들어왔다. 왼쪽과 오른쪽에 식당과 술을 파는 바가 위치했고, 식당 뒤편으로는 투숙객들이 이용하는 수영장이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12일 스위트룸 예약이 가능한지 호텔 직원에게 묻자 “예약이 꽉 찼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북한 정부 사람들이 예약자에 포함됐는지에 대해선 “말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세인트 레지스 호텔의 스위트룸은 30개가 넘는다.

호텔 측은 이 곳이 김정은 위원장의 숙소로 최근 거론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말을 아꼈다. 호텔 매니저인 빌리 코씨는 “북한 지도자의 숙소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을 뉴스를 통해 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코씨는 “이 호텔은 싱가포르에서 손꼽히는 최고급 호텔로서 북한 지도자가 머무르기에 충분한 곳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 정상회담 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거론되고 있는 싱가포르의 세인트 레지스 호텔 전경. 싱가포르=조영빈 기자
북미 정상회담 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거론되고 있는 싱가포르의 세인트 레지스 호텔 전경. 싱가포르=조영빈 기자

한편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는 싱가포르 남쪽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과 샹그릴라 호텔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싱가포르 유력지인 스트레이트 타임스는 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샹그릴라 호텔에, 김 위원장은 풀러튼 호텔에 묵고, 회담은 카펠라 호텔 또는 센토사 섬 내 다른 호텔에서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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