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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수사하고… 경찰 “송인배ㆍ드루킹 접촉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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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부실 수사 비난 쏟아져
드루킹과 텔레그램 수차례 메시지
“대화 흔적 왜 못찾았나” 뒷말 무성
수사 담당자 “청장에 보고 안했다”
정치사건 ‘경찰총수 패싱’ 의혹도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특검이 국회를 통과하는 순간까지도 경찰의 부실 수사가 비판받고 있다. 청와대에서 대통령 핵심 측근인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의 연루 의혹을 공개할 때까지 이철성 경찰청장은 “몰랐다”고 말해 지난 두 달간 뭘 수사한 것이냐는 말이 나온다.
이 청장은 21일 경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청와대 인사 연루 보도와 관련해 “송 비서관과 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기소)씨가 접촉했던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송 비서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9개월 간 김씨를 4차례 만났으며, 두 차례 ‘간담회 참석 사례비’를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드루킹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과 교신 수단으로 이용했던 텔레그램을 통해 송 비서관과도 여러 차례 글을 주고 받은 것으로 확인된 터라 뒷말이 나온다. 드루킹이나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인사들의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에서 송 비서관 흔적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경찰이 대통령 측근의 연루 사실을 알고도 수사를 미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드루킹 사건 수사 담당자는 “이 청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미뤄 수사팀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지 않아 경찰청장에게 보고하지 않았거나, 정치권 배후와 관련한 수사내용에 대해서는 경찰청장을 보고라인에서 제외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중대 사건에서 ‘경찰총수 패싱’이라면 경찰 조직 내 큰 파장이 일 전망이다.
경찰은 시종 정치권 수사에 미흡한 태도로 일관해왔다. 드루킹 근거지인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대선 전에 이미 댓글 조작 시연까지 봤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경수 전 의원에 대해서는 통신ㆍ계좌 내역조차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검찰의 잇따른 압수수색영장 반려 탓을 하고 있지만, 신청한 영장 내용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러면서 “진실 규명을 위해 엄정 수사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경찰은 김 전 의원을 4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지만, 이후 불거지는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에는 “선거 기간에 정치인을 조사한 적이 없다”는 소극적 자세를 보였다. 송 비서관에 대해서도 “이전에 조사한 적이 없고, 현재도 계획 없다”고 밝혔다. 드루킹 김씨가 오사카총영사로 인사 청탁한 도모(61) 변호사를 직접 만난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수사에서 부실, 늑장, 은폐 의혹이 좀처럼 가시지 않으면서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이 결국 특검까지 가게 된 이유도 경찰의 무능과 눈치보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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