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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이 강경 발언… ‘딜 브레이커’ 볼턴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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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관 겨냥 “문제 인물” 공격
합의 성사 기대 보였던 트럼프
볼턴 제어할지, 수용할지 따라
북미 정상회담 향방 달라질 듯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매파 중의 매파로 불리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심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북한이 김계관 북한 외무성 1부상을 내세워 북한과 오랜 악연으로 얽힌 볼턴 보좌관을 정면 겨냥하며 북미 정상회담 재고를 경고했지만 볼턴 보좌관은 아랑곳 없이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의 입장을 수용 또는 제어할 지에 따라서 정상회담의 형세도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도 북핵 협상에서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 내 협상파들과 갈등을 빚었던 볼턴 보좌관은 이번에도 협상 판을 깨는 ‘딜 브레이커’로 등장했다. 볼턴 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김 부상이 자신을 직접 저격한 데 대해 “전혀 새로울 게 없다”며 오히려 김 부상을 ‘문제 있는 인물(problematic figure)’이라고 공격했다. 김 부상이 6자 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2005년 9ㆍ19 공동성명과 2007년 2ㆍ13 합의 등을 이끈 반면, 당시 유엔 대사를 수행했던 볼턴 보좌관은 북핵 협상을 견제했던 네오콘(신보수주의) 진영의 핵심 인사였다. 부시 정부 1기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을 맡았을 당시에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모는데도 앞장 섰다.
볼턴 보좌관은 이번에도 북한이 거부하는 리비아 모델을 들먹이며 사실상 북한에 패전국 수준의 입장을 강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볼턴 보좌관이 정상회담을 깨려는 의도를 가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이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핵무기 등을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신속하게 가져올 수 있지만, 핵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회담이 매우 짧게 끝날 것”이라며 강성 발언을 이어갔다.
볼턴 보좌관의 강성 발언을 두고 트럼프 정부 내에서도 이를 제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김 부상의 볼턴 저격이 미국 내 강온파의 균열을 노린 측면이 다분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북 메시지도 무차별적으로 난사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일부 관리들은 북한에 경제적 지원 등으로 당근을 제시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보좌관의 메시지가 큰 차이를 보이는 상황을 두고 “대북 입장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시절보다 더 관리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일단 백악관의 공식 입장은 볼턴 보좌관의 입장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볼턴 보좌관이 강조한 리비아 모델에 대해 “그런 견해가 나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정해진 틀은 없다”고 말했다. 리비아 모델은 볼턴 보좌관의 독자적 견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관건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에선 볼턴 보좌관의 강성 입장을 수용했지만 대북 문제에서는 역사적 업적을 부각시키며 합의 성사에 기대감을 표시해왔다. 이와 관련, 폴리티코는 볼턴 보좌관보다는 폼페이오 장관이 북핵 협상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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