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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무산 가능성에 볼턴 ‘책임론’ 대두

입력
2018.05.17 13:12
존 볼턴(왼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FP=연합뉴스
존 볼턴(왼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FP=연합뉴스

지난 16일부터 잇따라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강경한 입장 선회 원인과 관련해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을 제시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비핵화 수위를 놓고 볼턴 보좌관과 두 차례 방북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이에 입장 차이가 있다는 것을 북한이 읽었기 때문이라거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두번 방중을 했던 만큼 중국이 북한을 미중 간 무역 갈등 해결을 위한 지렛대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4월29일부터 각종 TV 채널과 인터뷰를 통해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을 북핵문제 해법으로 제시하면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는 16일 담화문에서 "세계는 우리 나라가 처참한 말로를 걸은 리비아나 이라크가 아니라는데 대하여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면서 볼턴 보좌관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북한 비핵화 모델이야 여러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지만, 볼턴 보좌관이 필요 이상으로 서둘러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리비아식 모델을 미국이 원하는 방식인 것처럼 공론화 시킨 측면이 있다. 볼턴 보좌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리비아 비핵화 과정에 관여했다.

이 때문에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최대 장애물은 자신의 국가안보보좌관이며, 볼턴 보좌관으로 인해 그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관리들은 북한이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같은 매파임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해법과 관련한 미묘한 견해 차이가 있는 것을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두 차례에 방북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같은 매파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볼턴 보좌관보다는 북한과 교섭에서 기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북한이 동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럴 경우 미국 민간기업들의 북한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이 두 사람의 입장 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있다. 하지만 김 제1부상은 담화문에서 "우리는 이미 볼튼이 어떤자인가를 명백히 밝힌 바 있으며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NYT는 또 미 관리들은 북한의 경고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최대 후원국인 중국과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무역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한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차례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고, 그의 경제 책사인 현재 류허(劉鶴) 부총리가 미중 갈등 해법을 찾기 위해 현재 방미중이다. 이에 따라 미 관리들은 중국이 북한을 지렛대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과 전직 미 관리들은 이 같은 북한의 변화가 명백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낸 이반 S. 메데이로스는 "현 상황은 우리가 심각한 협상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너무 최대한을 요구하는 모델을 갖고 있으며, 북한은 그 반대편에 있다. 그들(북한)은 당신(미국)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빅터 차 전략구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한의 거친 발언은 "이번에 좀더 쉽고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이들에게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없이 날뛰는 북한과의 협상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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