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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주식 사서, 팔지 말고 복리수익 누려라”

입력
2018.05.08 04:40
20면

구글ㆍ아마존 등 1위 기업에 투자

김장섭 JD부자연구소 소장은 “주식보다 안전한 투자처는 없다”며 “4차 산업을 이끌 글로벌 기업에 적금 붓든 여윳돈을 꾸준히 넣고 죽을 때까지 팔지 말라”고 조언했다. 김주성 기자
김장섭 JD부자연구소 소장은 “주식보다 안전한 투자처는 없다”며 “4차 산업을 이끌 글로벌 기업에 적금 붓든 여윳돈을 꾸준히 넣고 죽을 때까지 팔지 말라”고 조언했다. 김주성 기자

흔히 ‘부동산은 안전자산, 주식은 위험자산’이라고 말한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실물자산은 최악의 경우 담보를 갖다 팔면 몇 푼이라도 쥘 수 있지만, 주식은 잘못 투자했다간 빚더미에 나앉고 패가망신할 수 있다는 경고가 깔려 있다.

15년간 부동산 전업투자가로 활동하다 3년 전 주식투자자로 전향한 김장섭(49) JD부자연구소장은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때 전국에 걸쳐 토지 및 주택ㆍ상가 80여 채를 보유했고 부동산 관련 책을 5권(2권은 베스트셀러)이나 쓴 김 소장이, 화려한 이력과 배치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말 서울 중구 한국일보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소장은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를 이용한 ‘갭투자’로 파산한 경우도 여럿 봤고, 인구구조나 국내 부동산 흐름을 볼 때 서울 강남과 역세권 외에는 큰 돈을 벌지 못할 것”이라며 “글로벌 주식을 적립식으로 쌓고 장기투자를 하면 부자 되기가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데이터베이스ㆍ인공지능(AI) 등을 핵심으로 하는 4차산업 업종을 눈여겨보고, 오로지 자기 돈으로만 주식을 사야 하며, 반드시 장기투자를 하라고 했다.

-부동산 낙관론자에서 비관론자로 바뀐 것 같은데.

“상가 등 10채를 제외하고 모두 부동산을 처분했다. 현재 부동산에서 매달 300만원의 월세가 들어온다. 부동산에서 실패해 주식에 눈을 돌린 건 아니라는 얘기다. 강남, 서울 역세권처럼 투자가치가 있는 곳은 기본적으로 비싸다. 목돈 없는 일반인이 이런 곳에 투자를 하려면 갭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은행에서 대출도 받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위기가 닥치면 집을 사줄 사람은 없고, 집값은 폭락해 파산할 수밖에 없다. 또 집이 100채 있는데 그 중 부채가 90%이고 10%는 세입자 보증금이라면 온전히 내 자산이라고 볼 수 있는가. 각종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월세로 인한 사업소득세, 공실로 인한 관리비, 취득세 등 보유ㆍ관리하는데 드는 비용도 엄청나다. 여유 있게 살기 위해 투자를 하려는 것인데, 불안감만 커지기 쉽다.”

-주식에 눈 뜬 계기는.

“부동산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진 시기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다. 국내 주택수급 문제와 전혀 상관없는 외부변수 탓에 집값이 폭락했다. 내가 얻은 결론은 우리나라 부동산은 작은 시냇물이라면, 세계적인 주식의 동향은 거대한 강물의 흐름이란 것이다. 이 강(세계경제)이 범람하면 시냇물(국내경제ㆍ부동산)은 아무리 둑을 잘 쌓아도 한 번에 무너지고 만다. 그런 면에서 불안한 국내 부동산보다 글로벌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돈을 불려주는 ‘똘똘한’ 주식을 사서 기다리기만 하면 자는 동안에도 주가는 오른다.”

-말은 그럴 듯 한데 사실 종목 고르는 게 가장 어렵지 않나.

“경제 흐름을 파악해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을 찾으면 된다. 가령 3차 산업혁명(컴퓨터 제어를 통한 자동화 혁명) 시대 핵심 업종은 개인용 컴퓨터(PC)와 인터넷이었다. 당시 돈은 누가 벌었는가. PC를 만들던 HP, IBM, 삼성 등 제조사는 치열한 출혈경쟁 탓에 생각보다 이익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PC의 운영체제인 윈도우를 개발, 이 시장을 독점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는 거부가 됐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시대 돈을 번 기업은 제조사들이 아니라 운영체제를 만든 구글이다.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 AI, 자율주행자동차, 빅데이터 등이 핵심 키워드다. 이 분야에서 선도적이고 독점적 길을 가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면 된다.”

-예를 들면.

“플랫폼을 만들어 자기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한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이 대표적이다. 데이터센터를 짓고 AI 컴퓨터를 만들고, 자율주행기술을 습득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라 미래가 밝다고 본다.”

-대부분 해외주식들인데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들지 않나.

“돈이 가장 많은 곳이 미국이고 가장 강력한 통화가 달러다. 세계적 기업도, 글로벌 1등주도 모두 선진국에 몰려있다. 해외주식에 투자 안 할 이유가 없다. 해외주식은 수익이 발생하면 22%의 양도세를 내야 하지만 주택 양도소득세(최고 세율 42%)보다 훨씬 적다. 또 위기 시 환율이 급등하면 환차익도 얻을 수 있다.”

-본인의 투자 종목과 철칙은.

“60여개 종목에 5억원 이상 분산 투자했다. 우선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업종(4차산업)을 택한 뒤 그 분야의 1위 기업에 투자한다. 국내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세계 1위인 삼성전자에 투자했고, 대부분은 미국, 일본, 중국 등 선진국 주식을 샀다. 일단 주식을 사면 팔지 않는 것도 내 원칙이다. 산업 흐름, 성장 가능성 등을 분석해 추린 종목들이기 때문에 장기투자 시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기업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최근 정보유출로 주가가 17%까지 떨어졌던 페이스북은 일시적 위기라고 생각해 더 사들였다.”

-장기투자 이유는.

“전업투자, 단기투자는 절대 돈을 벌 수가 없다. 1억원을 투자해 매년 25%의 수익률을 냈다고 하자. 전업투자자는 생활비 등에 쓰기 위해 수익(2,500만원)을 뺄 수밖에 없고 결국 원금만 다시 투자해야 한다. 제자리걸음을 하게 되는 구조다. 그런데 장기투자를 하면 1억원이 1억2,500만원이 되고, 그 다음해는 1억5,625만원이 되는 등 복리로 수익이 쌓인다. 놔두면 엄청나게 불어날 것이다. 일례로 1995년 삼성전자 주식 가격이 3만원이었는데, 당시 1억원을 투자하고 20년 놔뒀다면 현재 40배가 넘는 투자 이익을 봤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배당을 받으면 배당까지 다시 주식에 투자를 한다.”

-여윳돈이 없으면 장기투자는 쉽지 않은데

“그래서 전업으로 투자에 매달리면 안되고 전 재산을 주식에 쏟아 부어서도 안 된다. 적금 붓듯 소액이라도 여유자금으로 주식을 꾸준히 사는 것이 중요하다. 상여금 등 돈이 생기면 돈을 주식에 투자하고, 예ㆍ적금 넣듯 주식에 먼저 돈을 넣은 뒤 남은 돈을 생활비에 쓰는 등 방법은 많다. 내 경우 아내와 내가 월 1,000만원 정도의 수입이 있는데 이중 500만원을 주식에 넣는다. 나머지는 생활비 등으로 쓴다. 핵심은 주식 투자를 생업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야 10년, 20년 후 100억원을 가진 부자가 될 수 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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