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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 핵협정 파기 마오” 달래는 유럽

입력
2018.05.07 16:43
17면

12일 핵협정 재검토 시한 앞두고

“美 탈퇴 땐 전쟁 시작될 수도”

英ㆍ佛ㆍ獨 ‘제2해결책’ 절충안 마련

이란은 “재협상ㆍ수정 불가” 강경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예고한 이란 핵 협정(JCPOAㆍ포괄적행동계획) 재검토 마감시한(12일)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핵 협정에 참여했던 유럽국가들이 전방위적으로 미국 달래기에 나섰다. 협상에 참여했던 영국, 프랑스, 독일은 미국이 핵 협정에서 탈퇴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 보고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절충안을 미국 측에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킴 대럭 주미 영국 대사는 이날 미 CBS 방송 프로그램인 ‘페이스더네이션’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걱정을 다룰 수 있는 조치를 단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프랑스, 독일과 계속 이야기해 왔는데, 아직 도달하진 않았지만 우리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럭 대사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협정에서 탈퇴하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CBS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이 2015년 협정에 없는 (위험한) 행동을 하는 이란을 처벌할 것을 약속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제2의 해결책(workaround)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2 해결책은 절충안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이란의 탄도 미사일 개발, 이란의 군사활동, 핵 협정 내 일몰조항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이란과 서방 6개국이 체결한 핵 협정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험ㆍ개발을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고, 2030년 이란의 핵 개발 제한이 자동으로 풀리는 일몰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12일까지 핵 협정이 수정되지 않으면 이란과의 핵 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6일 미국을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하지 말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존슨 장관은 “이란의 위험한 행동을 중동의 불안정 원인으로 지목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를 우리도 공유하고 있다”며 “이란 핵 협정은 확실히 약점이 있지만, 개선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가장 현명한 길은 수갑(이란 핵 개발 통제)을 부수기보다 고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와 독일도 미국 달래기에 거들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독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핵 협정에서 탈퇴하면,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며 “협정 파기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란 핵 협정 탈퇴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언 수위를 높여 경고성 발언을 한 셈이다. 독일의 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도 독일 ARD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협정이 무너지고 중동이 군비 경쟁에 나설 경우 벌어질 수 있는 일을 기억해야 한다”며 미국에 대한 설득을 시도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6일 라자비 코라사주 사브제바르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브제바르=AFP 연합뉴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6일 라자비 코라사주 사브제바르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브제바르=AFP 연합뉴스

이에 대해 이란은 강하게 반발하며 핵 협정의 재협상은 물론 수정도 불가능하다는 강경 입장을 취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이란 라자비 코라사주의 사브제바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이 탈퇴를 선택한다면, 역사적인 후회를 불러올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경고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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