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단독] 갈루치 “北 주한미군 주둔에 별 관심 없을 수도”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1994년 협상 때도 철수 요구 안 해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성과 긍정적
북미회담서 세부 이행계획 논의해야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차관보)가 한국일보·코리아타임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북미 협상을 통해 미국이 비핵화에 대한 보상 카드로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을 북한에 내놓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와 관련, “주한미군 주둔 문제에 북한은 별로 관심이 없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측 수석대표였던 갈루치 전 특사의 주한미군 언급은 이례적이어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북측 입장과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018 한국포럼’이 열린 3일 갈루치 전 특사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본보ㆍ코리아타임스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거진 현재의 주한미군 주둔 관련 논란이 소모적일 수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을 바라지 않는다”는 과거 북한 측의 언급들을 분석하면서 “1994년 북한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당시 북한 측 대표였던 강석주 외무성 제1부부장이 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아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난다”고 소개했다.
당시 강 부부장은 “우리가 원하는 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라고 했다고 한다. 갈루치 전 특사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주한미군은 중요한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발언했던 일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비둘기파로 불리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2016년 10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북한과의 1.5트랙(반관반민) 대화에서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과 비공식 접촉했던 그는 “북측이 이라크와 리비아 사례를 들며 ‘핵무기를 포기하면 정권 교체를 시도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보증에 의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체제 보장 약속에 대한 의심이 남은 상태에서 북한이 쉽게 핵을 포기하진 않으리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핵이 완전히 폐기됐는지 검증하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갈루치 전 특사는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모든 걸 알기에 핵무기나 핵물질은 너무 작고 북한은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신고한 ‘핵 목록’이 북한이 가진 전부인지 밝혀낼 방법이 없다는 한계를 꼬집은 것이다.
그럼에도 갈루치 전 특사는 이번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매우 잘 진행됐다. 현 시점에서 성취될 수 있는 모든 게 성취됐다고 생각한다”며 ‘시각적인 내용, 감동, 회담 형식, 모두 긍정적이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특히 “국제사회에 남북한의 관계가 실질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희망도 품게 했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협의된 원칙적 사항을 바탕으로 더 세부적인 이행 계획을 논의해야 한다. 세계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더 세부적이고 많은 내용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