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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7000원 맛집을 찾아서…동부(함덕ㆍ세화)편

입력
2018.05.05 14:00

#무탈한 위장을 위하여! 7,000원 맛집 1편(애월ㆍ한림)의 주의점을 읽고 넘어오세요.

하도댁 두루치기, 마지막은 남은 국물을 모두 흡수할 셀프 볶음밥이다. 김 팍팍, 참기름 척척.
하도댁 두루치기, 마지막은 남은 국물을 모두 흡수할 셀프 볶음밥이다. 김 팍팍, 참기름 척척.

▦구좌읍 하도댁 흑돼지두루치기

제주산 흑돼지 두루치기 7,000원 / 제주시 구좌읍 세화1길 25 / 064-784-0823

모든 재료가 한꺼번에 뜨거운 불에 달궈지는 것이 하도댁 두루치기의 특징.
모든 재료가 한꺼번에 뜨거운 불에 달궈지는 것이 하도댁 두루치기의 특징.
단체로 몰려가도 ‘이제는 먹을 수 있다.’
단체로 몰려가도 ‘이제는 먹을 수 있다.’

동네 맛집으로 알려진 이곳이 단체 손님도 받을만한 대형 음식점(구 ‘외식명가’ 자리)으로 변신했다. 맛은 어김없다. 큼직한 불판에 파채와 무생채, 콩나물에 포박당한 돼지고기가 눈앞에 놓인다. 잘박잘박하게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야채부터 먼저 먹고 싶은 유혹에 휩싸인다. 기다려라. 인내가 필요하다. 첫 입은 풀 죽은 야채와 버무려진 흑돼지, 그 위에 마늘을 얹고 된장을 바른 상추쌈이어야만 한다. 뜨겁고 차가운 야채와 생고기의 요동에 잠시 묵념. 감동할 것. 침샘이 자연 방출된다. 밥 한 공기 더!

▦오라동 순희뽀글이

뽀글이정식ㆍ청국장 6,000원 / 제주시 공설로 27-1 / 064-755-7441

일반 주택 스타일의 식당. 요즘 서울 연남동에서 유행하는 주택형 레스토랑의 선구자(!)다. @ojinio
일반 주택 스타일의 식당. 요즘 서울 연남동에서 유행하는 주택형 레스토랑의 선구자(!)다. @ojinio
보리밥 위에 갖가지 나물과 제육볶음을 투하해 강된장을 쓱쓱 비벼 한 번 잡숴봐. @ojinio
보리밥 위에 갖가지 나물과 제육볶음을 투하해 강된장을 쓱쓱 비벼 한 번 잡숴봐. @ojinio

이 식당에선 3가지에 크게 놀란다. 첫째, 한국에서 찾기 힘든 6,000원 밥집이다. 뽀글이 정식, 청국장, 순두부, 콩나물해장국 등 모든 메뉴의 가격이 착하다. 둘째, 그럼에도 국내산 재료만을 고집한다. 셋째, 6만원급의 정성이 배를 두둑이 채운다. 제육볶음이 메인으로 나오는 뽀글이 정식도 좋지만, 청국장이 최강 밥 도둑이다. 기사 식당처럼 큰 쟁반에 1인당 한 상차림으로 대접한다. 오전 7시부터 부지런히 문을 여니, 이른 아침 식사해야 할 때 들러도 좋다. 점심 때면 공포의 줄이 기다린다. 오후 1시 이후로 어느 정도 시장기까지 갖고 입장하면, 포만감에 곧 기분이 좋아진다.

▦구좌읍 재연식당

엄마 정식 7,000원 / 제주시 구좌읍 세화1길 20-30 / 064-783-5481

등 푸른 생선의 굽기 상태를 보라. 생선구이를 얼마나 잘하는지 판명할 수 있다.
등 푸른 생선의 굽기 상태를 보라. 생선구이를 얼마나 잘하는지 판명할 수 있다.
대접받는 상이란 건, 아낌없는 밑반찬 재료에서도 엿볼 수 있다.
대접받는 상이란 건, 아낌없는 밑반찬 재료에서도 엿볼 수 있다.

생선구이 고수로 이름을 날린다. 엄마 정식에는 실한 고등어가 딸려 나온다. 고사리손으로도 짭조름한 살이 살살 발려질 만큼 최적의 굽기가 놀라울 뿐. 제육볶음의 고기 살도 상당히 두툼하다. 엄마가 오래오래 삭혀둔 김치 종류가 6가지 밑반찬에 끼어 있다. 점심 시간에 제대로 맞춰가면 번호표 뽑고 줄 설 각오는 할 것. 세화민속오일시장 및 벨롱장과 가까워 시기를 잘 맞추면 여행 루트에 끼워 넣기에도 좋다. ‘혼밥족’도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조천읍 선이네밥집

정식 7,000원 /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신북로 262 / 064-727-3450

옛 ‘선이네 밥 하우스’에서 ‘선이네 밥집’으로 새 옷을 입었다.
옛 ‘선이네 밥 하우스’에서 ‘선이네 밥집’으로 새 옷을 입었다.
현재 막 신장개업한 듯 보이나 할망의 내공은 금세 들킨다. 맛으로! @yang_mun_gyoung
현재 막 신장개업한 듯 보이나 할망의 내공은 금세 들킨다. 맛으로! @yang_mun_gyoung

조천읍 주민이 밥하기 싫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가정식 백반집. 제육볶음과 생선구이가 정식의 주 메뉴다. 7,000원이란 가격이, 말이 좀 안 된다. 일곱 가지 넘는 밑반찬은 변덕도 심하다. 싱싱한 재료로 매일 바뀐다. 1,000원 웃돈을 주면 큰 냄비에 담긴 불고기가 휴대용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져 나온다. 1인분만 주문해도 주변 올레길 18코스를 걸은 노동의 수고를 크게 달래줄만한 양이다. 전골 스타일이라 밥 비벼 먹기에도 좋다. 폐까지 씻어 줄 것같은 된장찌개엔 딱새우와 게가 포진해 있다. 가성비로는 이 집이 최고다.

강미승 여행칼럼니스트 frideameetssome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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