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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명희 항공안전 무시한 참견 “왜 남이 화장실 가는 모습 보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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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가짜주주 동원 제보도 잇따라
관세청장 “조 회장 일가 소환 방침”
경찰은 내주에 조현민 전무 소환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항공기 운항 안전까지 무시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각종 갑(甲)질과 전횡 의혹 제보가 쏟아지면서 당국의 조 회장 일가 소환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25일 한국일보가 접촉한 대한항공 관계자 A씨에 따르면, 지난 1월 조 회장과 이 이사장, 조현민 전무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향하는 A380비행기 일등석에 탑승했다. 운항 중 난기류가 심해 ‘안전벨트’ 신호가 두 번 울렸고, 승무원은 규정대로 했다. 대한항공 승무원 안전 규정(cabin operation manual)은 해당 상황에 승객뿐 아니라 승무원도 ‘점프시트(jump seat)’라 불리는 접이 의자에 앉은 뒤 ‘커튼을 걷어’ 객실 상황을 살피며 대기하도록 돼 있다. 해당 규정을 어기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그런데 이 이사장이 노발대발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승객 한 명이 손쓸 틈 없이 허겁지겁 화장실로 들어가는데, “커튼을 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커튼을 치지 않아 다른 사람이 화장실 가는 걸 보게 하냐”라며 이 이사장이 승무원을 집요하게 괴롭혔다고 A씨는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이사장은 옆에 있던 조 회장이 말리고서야 추궁을 멈췄다. A씨는 “승무원이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데도 운항과 아무 관련이 없는 이 이사장이 갑질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 일가에 대한 폭로는 점차 대한항공이라는 기업의 그릇된 관행을 문제삼는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 등 1,600여명이 참여하는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에는 주주총회 직원 동원 관련 제보가 잇따랐다. ‘주주총회 때마다 팀장급 직원에게 주주인 척 회사를 옹호하도록 대본을 준비시킨다’‘직원으로 주주총회 자리 채워 진짜 주주를 못 들어오게 한다’‘예행연습을 가는 직원도 있다’ 등이다.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도 ‘회사에서 시켜서 수많은 가짜 주주 중 한 명으로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회사 앞에 개인이 묵살당하는 모습을 보니 자괴감과 무력감을 느꼈다’는 고백이 올라왔다. 2016년 3월 18일 ‘대한항공 제54기 정기주주총회’에 주주로 참석한 이규남 당시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안건에 이의를 제기하다 직원들 제지로 회의장에서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련의 의혹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김영문 관세청장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조 회장 일가의 면세품 밀반입 의혹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조 회장 일가를) 소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관당국 수장이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경찰은 내주 중 조 전무를 소환할 방침이다. 인천경찰청은 ‘호텔 공사장 난동’ 동영상 등 이 이사장 갑질 의혹을 밝히기 위해 본격 탐문 수사에 나섰다. 이날 조사에 착수한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은 대한항공 본사를 방문, 김성기 노조위원장과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전 사무장을 만났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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