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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에 찍힌 ‘갑질’ 조현아”… 소비자 불매운동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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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페가 그 카페구나.” 2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1층의 커피 전문점을 지나던 여성들이 수군거렸다. 이 빌딩에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갑질’ 논란으로 연일 여론의 도마에 오르면서 이 커피 전문점도 또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땅콩 회항’으로 논란을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대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커피전문점 앞을 지나던 직장인 김나은(29)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불매 운동이 시작돼 이 매장의 대표가 조 전 부사장이라는 걸 알았다”며 “이곳에서 커피를 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커피전문점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서 나오던 이모(25)씨는 “영수증에서 대표 이름을 확인했다”며 “핫한 이름을 보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근처라서 자주 이용하는 매장인데, 조현아라는 주인 이름을 확인했으니 불매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조 전 부사장은 이미 유명인이다. 여행 중이라는 일본인 스즈키 유아씨는 “일본에서도 기업 총수가 갑질을 하면 불매 운동이 일어난다”며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의사 표현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커피 전문점은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어 매출이 높다고 알려져있다. 그런데 이 매장 대표가 조 전 부사장이라는 사실에 불매운동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시민단체도 가세했다. 인천 지역 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조현아씨가 한진빌딩 1층 커피숍 점주를 맡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국민들 눈을 피해 중소상인들의 몫인 커피숍을 차지해 재벌들의 나쁜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빠르게 퍼졌다. 네티즌들은 “해당 카페들을 불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매운동은 조현아씨가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매장뿐 아니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주인으로 있는 인하대병원 1층 커피 전문점에도 번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이 커피 전문점을 두고 “인하대병원 내 상업시설이 모두 지하에 있는 것과 달리 조 전 전무가 점주인 커피숍만 1층에 있어 특혜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인하대병원 관계자는 해당 단체에 “정상적인 임대차 계약”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네티즌의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글ㆍ사진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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