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신생아 사망’ 이대목동병원, 상급종합병원 자진 취소

입력
2018.04.23 10:19
구독

복지부 조사 결과에 이의신청 안 해

취소되면 일반 종합병원으로 운영… 환자 본인부담금은 싸져

이대목동병원 전경. 이화의료원 제공
이대목동병원 전경. 이화의료원 제공

신생아 집단 사망사건이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지정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문병인 이화의료원장은 23일 "환자 안전과 관련해 신뢰를 줘야 할 의료기관에서 4명의 아이가 사망한 데 대해 유족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신생아중환자실 사망 사고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진 신청 철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 지정보다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환자 안전 강화를 위한 종합개선대책을 철저하게 이행해 안전하고 신뢰받는 병원으로 거듭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자진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 9일 '환자안전을 위한 시설 및 시스템 전면 개편', '‘감염관리 교육 및 연구 강화', '환자안전 문화정착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종합개선대책을 내놓고 환자 안전을 위한 대대적인 병원 혁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위반과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위반 사항을 비롯한 현지 행정조사 결과를 지난 5일 이대목동병원에 사전 통보한 뒤 2주간에 걸쳐 이의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이대목동병원은 의견제출 마감시한인 지난 18일까지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대목동병원은 제1기(2012~2014년)부터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돼 제2기(2015~2017년)에도 그 지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중환자실 신생아 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같은 달 발표된 제3기(2018~2020년)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결과에서 지정이 보류됐다. 앞으로 또다시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려면 요건을 갖추고도 제4기(2021~2013년)까지 기다려야 하며, 그 전까지는 일반 종합병원으로서 병원을 운영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은 암이나 중증질환 등 난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정 기준을 충족한 최고등급의 의료기관으로, 건강보험 수가를 다른 병원보다 높게 받을 수 있고 환자 본인부담률도 높아진다. 따라서 이대목동병원이 지정 취소될 경우, 병원 측은 상당한 경영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기존 환자들은 본인부담률이 낮아져 오히려 병원비가 저렴해진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잇달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지난 1월 병원에 대한 현지 조사를 벌였다. 현지 조사결과, 이대목동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지정요건의 하나인 '신생아 중환자실(NICU) 전담전문의사 24시간 배치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은 폐쇄된 상태로, 이곳에서 출생한 신생아 중 중환자실 치료를 요하는 경우는 신생아 중환자실이 운영되는 다른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진주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