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한진 총수 일가 퇴진 촛불집회 계획”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직원 제보 채팅방 1000명 육박
경찰ㆍ국토부 이어 관세청 조사도
‘촛불집회는 조양호 일가가 퇴진하는 그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됩니다.’
‘물컵 갑(甲)질’ 의혹이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일괄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로 타오를 기세다. 17일 경찰 정식 수사(물컵 갑질), 18일 국토교통부 감사 착수(진에어 불법 등기이사), 21일 관세청 압수수색(관세포탈)으로 수위를 높여가던 대한항공 사태는 자발적인 추가 폭로에 나선 직원 대화방 참가자가 1,000명에 육박하면서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황. 고립무원에 빠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2일 전격적으로 두 딸(현아 현민)의 사퇴 의사를 밝히고 사과했지만, 오히려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다.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 등 900여명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 관리자는 이날 오후 3시쯤 ‘조 회장 일가 퇴진을 위한 촛불집회를 계획 중’이라고 공지했다. 오픈채팅방은 ‘친구’가 아니라도 참가할 수 있는 익명 대화방으로 총수 일가 관련 ▦폭언 녹취파일 ▦부당 업무 지시 ▦강등 퇴사 등 부당 인사 ▦관세포탈 행위와 비자금 조성 등 제보가 목적이다. 공지가 뜨자 참가하겠다는 답글이 쇄도했다.
2시간30분 뒤쯤 조 회장이 대한항공에 전문경영인 부회장 직을 신설해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겠다 밝힌 직후에도 직원들의 공분은 가라앉지 않았다. 채팅방의 다수 직원은 ‘2만 사우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오너 일가의 완전 퇴진과 외부 전문경영인 체제’라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딸들만 사퇴시키고 조 회장 본인이 나가지 않는 것은 꼼수. 여기서 멈추면 언젠가 조용히 복귀할 거라는 게 땅콩회항이 알려준 교훈이다’고 썼다. ‘석 대표는 조 회장 최측근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사과는 전형적인 눈 가리고 아웅 격’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오픈채팅방은 경찰 수사에도 협조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사를 통한 폭로는 많지만, 직접 진술하거나 피해를 신고하는 사람이 없어 오픈채팅방에 제보를 요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조 전무의 휴대폰 자료 등이 추가 확인되는 대로 폭행 혐의 외 다른 혐의점을 검토하고, 이번 주중 조현민 전무를 소환할 예정이다.
경찰은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운전기사 등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의혹 역시 수사하고 있다. 구기동 조 회장 자택 부근 이웃들은 이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고성이 밤마다 이어져 고통을 하소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관세청은 일각에서 제기된 조 회장 일가의 관세포탈 혐의를 밝히기 위해 조현아 원태 현민 3남매 자택과 인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