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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드루킹의 '경인선', 대선 경선 때 외곽조직으로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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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경인선에 가자” 언급하며
민주당 경선서 챙기는 모습 유튜브 게재
청와대 “지지그룹 응원전 보고 갔을 뿐”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64) 여사가 지난해 4월 3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투표일 당시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주범 김모(49ㆍ필명 드루킹)씨가 주도한 문 후보 지지 온ㆍ오프라인 정치그룹인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을 챙기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확인됐다. 이는 김씨나 김씨가 관여한 온라인 정치그룹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뿐만 아니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 측 여러 핵심인사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경인선이 지난해 8월 게시물과 함께 게재한 10초 분량의 유튜브 영상에는 김 여사가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던 중 “경인선도 가야지. 경인선에 가자”면서 여러 차례 경인선을 언급하고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당시 김 여사를 수행하던 경호원은 “내려가야 한다”고 잡았지만 김 여사는 경인선 회원들이 눈에 보이는 위치에 있었던 듯 이를 듣지 않고 가는 모습이었다. 당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던 더불어민주당 수도권·강원·제주 경선대회에 100명 이상 모인 경인선 회원들은 ‘경제도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와 함께 작은 한자 글씨로 ‘經人先’이라고 적힌 응원수건을 들고 문 후보 지지활동을 했다.
경인선은 이 영상과 함께 게재한 게시글에서 “(김 여사가) 경인선을 기억해주시고 경인선 응원석을 찾아오셔서 따뜻한 눈맞춤과 악수를 나눠주시며, 사진도 같이 찍어주시고 응원수건도 함께 펼쳤다”고 썼다. 경인선은 국정농단 사태가 진행되던 2016년 10월 활동을 시작했으며 회원은 1,000명 정도로 알려졌다.
경인선은 김씨가 운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과 같은 문 대통령 지지 정치그룹으로 김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대선 경선 당시 나와 함께 했던 1,000명의 동지”라고 소개했다. 대선 과정에서 문 후보 지지 내용을 담은 경인선 블로그 글들이 주요 온라인 사이트에 조직적으로 유포됐으며, 지난해 3월 선관위가 이를 포함해 불법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 조사에 나선 곳이 김씨의 본거지인 경기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건물이다.
김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느릅나무 출판사와 동일한 사무실 주소 및 업체 명을 쓰는 비누업체 대표 박모씨가 본인의 네이버 ID와 동일한 이름의 계정으로 각종 커뮤니티에 경인선이 제작한 문재인 정부 홍보 기사들을 다수 올린 사실도 확인됐다. 김씨가 제작∙유포한 팟캐스트 ‘드루킹의 자료창고’의 방송 코너 제목인 ‘우리 이니 하고 싶은 거 다해’도 경인선이 만든 정부 홍보물 이름과 같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측은 “김 여사가 당시 지지그룹들이 피케팅(응원전)을 하는 걸 보고 ‘문팬’이네 생각하고 간 것이지, 경인선이라는 곳을 알고 그런 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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