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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때문에 ‘두 번 우는’ 알펜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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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시아 사용료 보상 협상 난항
조직위와 민사조정 한 차례 결렬
“유치과정서 1조원 넘는 빚 떠안아”
강원도가 지난달 폐막한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이 성공한 대회라고 자평하고 있으나 알펜시아 리조트와 강원개발공사 임직원들은 되레 올림픽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다는 지적이다. 올림픽의 주무대였던 알펜시아 리조트의 영업손실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알펜시아 입장에선 올림픽이 회생을 위한 기회가 되기는커녕 악재가 된 셈이다.
리조트를 운영하는 강원개발공사는 평창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영업을 하지 못한 스키장 등의 손실액이 111억원이라고 17일 주장했다. 이는 2016년 알펜시아 리조트 총 매출의 23.5% 가량이다.
반면 평창조직위가 산출한 금액은 25억원으로 차이가 4배가 넘는다. 이마저도 2011년 올림픽 유치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한 비드파일(Bid fileㆍ유치신청서)를 보면 사용료를 낼 이유가 없다는 게 조직위의 입장이다.
지난달 22일 서울 중앙지법에서 양측의 첫 번째 민사조정이 진행됐으나 결렬됐다. 다음달 3일 두 번째 조정을 앞두고 있으나 극적 타결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강원개발공사와 평창올림픽은 악연이라 부를 만 하다. 평창군 용산리에 들어선 알펜시아 리조트는 강원개발공사가 2005년 두 번째 올림픽 유치 도전에 앞서 1조6,000억원을 들여 건설하기 시작했다. 강원도의 지시로 공사가 떠맡은 사업이다. 문제는 2009년 완공 이후 리조트 분양에 실패하면서 천문학적인 1조원이 넘는 빚을 공사가 떠안게 된 것. 이로 인해 우량 공기업으로 손꼽히던 강원개발공사는 정부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으로 떨어졌다. 아직도 부채가 8,000억원이 넘는다.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쳐 많은 직원들이 직장을 떠났다. 리조트 사업의 책임을 홀로 짊어지며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더구나 최근 평창올림픽 관련 업무를 맡았던 공무원들에게 포상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강원개발공사 임직원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쪽에서 논공행상이 벌어지는 사이 다른 한편은 적자에 대한 책임으로 구조조정 압박을 받을 처지에 놓인 것이다. “평창올림픽 유치 과정과 폐막 이후 두 차례나 큰 희생을 강요 당했다”는 불만이 제기된 이유다.
이 과정에서 강원도가 보여준 태도 역시 문제라는 지적이다. 적극적인 중재보다 ‘선사용 후정산’ 방식을 제안하는 등 ‘일단 올림픽부터 치르자’는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 고위직 인사는 지난해 “강원개발공사가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경솔한 발언을 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대해 최문순 강원지사는 지난 9일 자청한 기자 간담회에서 “75억원 정도로 보상금액을 절충해 평창조직위와 도, 강원개발공사가 분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지사의 중재안 역시 공사 측이 제시한 금액에도 미치지 못해 알펜시아 리조트 손실보전을 둘러싼 논란이 법정으로 갈 공산이 커지고 있다. 공사 측은 “평창조직위나 강원도로부터 사용료를 받지 못한다면 해당 임직원들이 업무상 배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는 만큼 소송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손실보상을 받아낼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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