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김기식 낙마에 금융권 “개혁 기대했는데” “혁신가보단 조정자 필요” 복잡한 속내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임기 말 이른바 ‘셀프 후원’ 등으로 취임 직후부터 논란에 휩싸였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보름 만인 16일 사의를 표명하자 금융권은 대체로 예상됐던 일이라는 반응 속에 복잡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현 정부 실세로서 금융감독 당국 수장에 올랐던 김 원장에 대한 기대감과, 그의 강한 개혁 성향에 대해 가졌던 우려감이 뒤섞인 결과로 해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현 정부 국정과제에서 금융정책이 소외되면서 ‘금융홀대론’이 일던 차에 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사(김 원장)가 왔기에 금융 혁신이나 개혁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게 사실”이라며 “(김 원장이)최근 각 업권과 간담회를 이어가며 교감을 하던 찰나에 사퇴 소식을 듣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원장을 “정부의 금융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인사”(여신금융업계 관계자), “칼자루를 쥐고 개혁할 수 있는 강한 금융당국 수장”(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이라고 칭하며 낙마를 아쉬워하는 의견도 있었다.
김 원장 사임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하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흥식 전 원장에 이어 김 원장까지 불미스러운 일로 금세 물러난 터라 현 정부에서 일관된 금융정책이 과연 가능할지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감독기관 수장 자리가 계속 흔들리다 보니 업권을 막론하고 금융정책 방향성에 대한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은 차기 금감원장 인사에 대한 주문도 내놨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 장은 소비자, 금융회사, 기관들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그런 점을 명심해야 다음 인사에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가 금융권의 자율성을 인정하기보다는, ‘금융은 적폐’ ‘카드 수수료는 무조건 내려야 한다’라는 식의 선입견을 가진 게 아닌가 싶다”며 ”어떤 목적성을 가진 인사보다는 금융에 대한 높은 이해가 있는 인사가 금융감독 수장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